국경지대 지뢰, 누가 묻었나… 태국·캄보디아 '네 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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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를 둘러싸고 양국 간 책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21일 태국 공영 PBS방송과 일간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캄보디아 국경 인근 동북부 우본랏차타니주(州) 남위안 지역에서 지뢰가 폭발하면서 순찰 중이던 태국 병사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태국 정부는 지뢰 매설 주체로 캄보디아를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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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지뢰 8개, 최근 매설된 흔적"
캄보디아 언론, 태국 자작극 의혹 제기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를 둘러싸고 양국 간 책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지뢰를 누가, 왜 매설했는지 미궁에 빠진 가운데 양측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정면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군사적 위기감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태국, 캄보디아 유엔 제소 방침
21일 태국 공영 PBS방송과 일간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캄보디아 국경 인근 동북부 우본랏차타니주(州) 남위안 지역에서 지뢰가 폭발하면서 순찰 중이던 태국 병사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다리를 절단했다.
태국군은 사고 직후 해당 지역을 집중 수색했고, 20일까지 대인지뢰 8개와 집속탄(클러스터 폭탄) 수십 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솜초크 찬하센 지뢰제거부대 사령관은 “지뢰가 40~90㎝ 간격으로 묻힌 뒤 나뭇잎으로 덮여 있었다”며 “모두 최근 매설된 흔적이 있다. 오래전 설치됐다면 잡초로 뒤덮여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정부는 지뢰 매설 주체로 캄보디아를 지목했다. 양국이 영유권을 다투는 지역에 캄보디아 측이 병력 이동을 저지할 목적으로 고의로 지뢰를 묻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뢰 발견 지점이 캄보디아군 참호로부터 불과 150m 떨어진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5월 말 남위안 일대에서 영유권을 둘러싸고 서로 총격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캄보디아 병사 한 명이 사망했다. 이어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가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와 통화한 내용을 고의로 유출시킨 뒤 태국 내 정치적 후폭풍이 일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파나 클라우플로드툭 태국 육군참모총장은 “이번 행위는 명백한 도발”이라며 “태국이 군사·외교적으로 보복 조치를 취할 정당한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가 대인 지뢰 사용을 금지한 오타와 협약(반인도적 지뢰금지협약)을 위반했다며 유엔에 제소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캄보디아, "근거 없는 비난" 일축
캄보디아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20일 “태국이 근거 없는 비난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고, 외교부는 “국가 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행위도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프놈펜포스트는 전했다.

헹 라타나 캄보디아 지뢰대응센터 사무총장도 “캄보디아는 오타와 협약 당사국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태국 주장은 캄보디아를 자극하려는 시도”라고 맞불을 놨다. 프레시뉴스 등 일부 캄보디아 언론은 태국군이 지뢰를 매설하는 듯한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태국의 자작극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에 태국 측은 “사고 지점에서 발견된 지뢰는 태국군이 보유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러시아산”이라고 반박했다. 또 캄보디아 언론이 공개한 영상은 과거 태국 인도주의 지뢰행동센터가 지뢰 제거 훈련 중 촬영한 자료를 오용한 것이라고 의혹에 선을 그었다.
지뢰 출처와 실체를 둘러싸고 양국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두 나라는 국경 수비 병력을 늘리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태가 2008년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인근에서 벌어진 무력 충돌을 떠올리게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사원을 둘러싼 양국 간 무력 분쟁으로 캄보디아, 태국 군 수십 명이 사망하고 주민 5만여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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