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비쿠폰 40만원 나왔네, 갈비부터”…오전에도 240번 대기번호

임재희 기자 2025. 7. 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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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 40만원 나왔네, 갈비부터”…오전에도 240번 대기번호

"귀한 거니까 가진 게 없어서 못 먹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한테 뭐가 제일 먹고 싶은지 물어보니 갈비를 먹고 싶다 하더라고요."

'민생회복 소비쿠폰'(소비쿠폰) 신청 첫날인 21일 오후 1시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이기준(84)씨가 "어머님 40만원 받았어요"라는 주민센터 직원 말에 손뼉을 치며 말했다.

영등포동 주민센터의 경우 오후 1시10분 기준 269명이 소비쿠폰 지급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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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 rgb(0, 184, 177);">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 </span>
80대 어르신 “어려운 이웃과 갈비 나눠 먹게”
시민들 비싸서 못 산 채소, 취업용 도서 구입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서를 작성하는 모습. 장종우 기자

“귀한 거니까 가진 게 없어서 못 먹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한테 뭐가 제일 먹고 싶은지 물어보니 갈비를 먹고 싶다 하더라고요.”

‘민생회복 소비쿠폰’(소비쿠폰) 신청 첫날인 21일 오후 1시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이기준(84)씨가 “어머님 40만원 받았어요”라는 주민센터 직원 말에 손뼉을 치며 말했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인 사람이 소비쿠폰을 신청할 수 있는 이날, 1941년생이자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 수급자인 이씨는 1차로 40만원을 받았다. 그는 “나 같은 노인들에게도 돈을 줄 수 있는 나라가 됐다니 격세지감”이라면서도 “젊은이들한테 쓰는 게 좋을 텐데”라며 청년에게도 마음을 썼다.

이날 이른 오전부터 주민센터나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소비쿠폰을 받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부분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었다. 영등포동 주민센터의 경우 오후 1시10분 기준 269명이 소비쿠폰 지급을 신청했다. 이 주민센터 관계자는 “오전 10시30분 대기 번호가 240번일 정도로 오전 일찍 주민이 몰렸다”고 전했다. 한 은행 영업점 관계자도 “고령층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점 방문 고객이 몰리면서 영업 개시 전부터 대기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소비쿠폰을 신청할 수 있는 날짜를 잘못 알고 주민센터를 찾은 이들도 적잖았다. 당산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다 보니 10명 중 1명 정도는 날짜를 착각한 경우가 있는데,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날짜에 상관없이 소비쿠폰 신청을 받고 있다”며 “헛걸음하면 짜증이 날 법도 한데 화내는 분은 없었다”고 전했다. 소비쿠폰 신청 첫 주에는 이날 출생연도 끝자리 1·6인 시민을 시작으로, 22일(2·7), 23일(3·8), 24일(4·9), 25일(5·0)로 순번을 나눠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에는 9월12일까지 순번 없이 신청이 가능하다.

소비쿠폰으로 소비하고 싶은 것의 목록은 소박했다. 영등포구 문래동 주민센터에서 15만원을 받은 장화순(84)씨는 “김치를 담그려다가 채소 물가가 너무 올라 배추 한 포기에 7천∼8천원이나 한다기에 포기했다”며 “오늘 자주 가는 동네 가게에 배추가 얼마인지 물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은행 앱으로 소비쿠폰을 신청한 대학생 이건우(24)씨는 “취업에 도움 되는 책부터 한 권 사고, 남은 돈은 신발이나 옷을 살 예정”이라며 “주위에 자취하는 친구들도 대개 장 보는 데 쓴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간 빠듯했던 삶에 작은 호사를 기대하면서 본인보다 더 힘든 이웃을 떠올리기도 했다. 영등포동 주민센터를 찾은 박금이(79)씨는 “박스를 주워서 먹고사느라 평소 고기는 잘 못 먹었다. 소비쿠폰으로 고기를 사 먹을 것”이라면서도 “물난리로 힘들어하는 분들한테도 이 소비쿠폰이 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도 소비쿠폰 신청이 몰리며 일부 카드사 앱에서는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버 증설에도 순간 신청자가 몰려 접속 지연이 발생한 신한카드 쪽은 ‘기술 인력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케이비(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 앱에도 ‘접속자가 많아 일부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공지가 내걸렸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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