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져”···오송참사 추모현판이 ‘혐오시설’이라며 설치 막는 주민들
“지역 분위기 저해, 땅도 잘 안 팔리게 될 것” 주장
“예정대로 설치” 목소리도···충북도 “의견 취합”

오송 참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오송 참사 추모현판 설치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참사 현장에 현판을 세우는 것을 두고 ‘혐오시설’이라는 주장과 ‘추모의 도리’라는 입장이 엇갈리며 주민 간 갈등으로이어지고 있다.
21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는 당초 지난 2일 참사 현장에 ‘오송 참사 희생자 기억의 길’이라는 글귀를 담은 현판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가로 6m 세로 30㎝ 크기의 현판 제작도 이미 마쳤다.
충북도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설치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까지 받았지만 일부 주민들이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민원을 제기하자 설치를 잠정 보류한 상태다.

반대입장을 밝힌 것은 오송수해피해농민연합대책위원회, 오송연합주민대책위원회, 오송초등학교 총동문회, 오송읍 노인회, 오송생활안전협의회 등 5개 단체다. 이들은 오송 참사 현장 주변에 펼침막 등을 내걸고 오송참사 추모현판이 ‘혐오시설’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한 단체 관계자는 “현판이 세워지면 사고가 발생한 곳이라는 생각 때문에 지역 분위기를 저해하게 되고 땅도 잘 안 팔리게 될 것”이라며 “화장터나 장례식장이 들어오면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판을 세우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중요한데 공청회 같은 절차도 없었다.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며 “공청회 또는 주민투표를 통해 현판 설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현판 설치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회원 5만3000여명으로 오송지역 최대 커뮤니티인 ‘아이러브오송’은 지난 15일 ‘오송참사 추모 현판을 예정대로 설치해 달라’며 1144명의 이름이 담긴 서명부를 충북도에 전달했다.
아이러브오송 운영진은 “인간 된 도리로 오송 참사 추모 현판이 혐오시설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일부 단체들의 반대 의견은 오송지역 전체 주민의 의견이 아니고, 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현판설치를 환영하고 있다는 것을 유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 서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해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지역의 최대 사회적 참사인 만큼 자치단체가 희생자를 위로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내는 주민들을 설득해 현판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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