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파운드리, 국제표준 토대 마련

생명연, 바이오파운드리 실험 ‘프레임워크’ 개발
글로벌 실험장비 상호 호환..실험데이터 신뢰도 향상

제1저자인 김하성(왼쪽) 생명연 박사와 교신저자 이승구 박사. 생명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바이오 제조 혁신의 핵심 인프라인 바이오파운드리의 모든 실험 과정을 ‘4단계 체계’로 표준화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복잡한 합성생물학 실험을 더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으로, 향후 국제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김하성 박사 연구팀이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10개 국제공동연구기관과 함께 바이오파운드리의 모든 실험 과정을 표준화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자동화로봇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ICT 기술을 결합해 합성생물학 전 과정을 표준화·고속화·자동화해 생물학 실험 및 제조공정을 지원하는 고처리량 실험 인프라로, 글로벌 바이오경제 구현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각 바이오파운드리마다 사용하는 장비와 수행 공정, 운영 방식이 크게 달라 경험과 자원을 공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표준화 부족과 낮은 호환성으로 고가의 시설 구축비와 운영비 대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연구팀은 바이오파운드리의 모든 실험 과정을 4단계(프로젝트, 서비스·기능, 워크플로우, 단위 작업) 체계로 표준화한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이 체계를 활용하면 누구나 복잡한 생명과학 실험을 같은 방식으로 기록, 공유, 자동화해 AI에 활용 가능한 양질의 공정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험실이 마치 하나의 팀처럼 협력할 수 있도록 공통 언어와 체계를 만든 것으로, 실험 장비들이 서로 호환돼 실험 데이터의 신뢰도와 재현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AI와 SW 기반 실험 설계와 분석 기술도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도 있다.

김하성 박사는 “미국, 영국 등 글로벌 연구자들과 협력해 실험 프로토콜을 바이오파운드리 환경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K-바이오파운드리가 워크플로우 표준화를 주도해 바이오경제와 글로벌 난제 해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지난 1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