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곡동 침수피해, 15년 전 인재 재연··· 책임자 문책해야”

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2025. 7. 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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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민단체가 최근 집중호우로 피해가 큰 북구 노곡동 침수가 15년 전 인재(人災)의 재연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010년 침수피해 이후 98억 원을 들여 설치한 고지배수터널(길이 700m·지름 3m)도 이번 집중호우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던 것으로 대구안실련은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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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실련 “배수펌프 제진기 이물질 걸림 원인···관리부실”
대구 배수 인프라 ‘노후화’ 심각···현 기상이변 상황엔 ‘역부족’

(시사저널=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대구 시민단체가 최근 집중호우로 피해가 큰 북구 노곡동 침수가 15년 전 인재(人災)의 재연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 침수피해의 원인이 배수펌프 부족과 관리 부실이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은 21일 "이번 피해는 반복된 인재로 확인된다"면서 "관리 소홀과 부실 운영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책임자 문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노곡동 일대는 주택·상가 20곳과 차량 40대가 물에 잠겼고, 시민 26명이 소방당국의 구조 보트로 긴급 대피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반드시 작동해야 하는 자연배수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안실련은 "노곡동 마을 입구에는 자연배수와 강제배수펌프가 각 1대씩 설치돼 있지만, 이번 호우 상황에서 제진기에 나뭇가지 등 이물질이 걸리면서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구안실련은 제진기 이물질을 지난 함지산 산불 때 생겼던 잔해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는 배수시설에 대한 사전 점검과 관리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 북구 노곡동 침수 현장 ⓒ대구안실련

북구 노곡동 일대는 이미 지난 2010년 7월에도 집중호우로 70여 가구가 물에 잠기고, 차량 110여 대가 침수피해를 봤다. 이어 8월 집중호우에서도 건물 60여 채와 차량 30여 대가 물에 잠긴 바 있다. 대구안실련은 당시와 지금 모두 배수펌프 유입구에 설치된 제진기가 부유물 등으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고 '반복된 인재'로 규정했다. 특히 지난 2010년 침수피해 이후 98억 원을 들여 설치한 고지배수터널(길이 700m·지름 3m)도 이번 집중호우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던 것으로 대구안실련은 파악했다. 고지배수터널은 노곡동 뒷산 중턱의 배수지에 모인 빗물을 초당 최대 14t의 속도로 금호강으로 흘려보내는 시설로 지난 2013년 3월에 준공돼 운영 중이다. 

대구 전역 배수 인프라의 노후화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안실련에 따르면 올해 4월 9일 기준 대구시가 관리하는 배수펌프장은 총 22곳으로 분당 3만7948t을 배수할 수 있다. 이 중 9곳은 1982년 이전 시설로 40년 이상 돼 10년 빈도(시간당 54.1mm) 호우에만 대응이 가능하다. 지난 17일 오후 대구에서는 시간당 최대 59.5㎜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이어 20년 빈도(시간당 61.1mm) 대응은 4곳, 30년 빈도(시간당 65.2mm) 대응은 7곳, 50년 빈도(시간당 70.2mm) 대응은 단 2곳(다사·서재와 구지 국가산단)뿐이다.

대구시 북구 노곡동 침수 현장 ⓒ대구안실련

대구안실련은 "현 대구시 배수 인프라는 과거 강우량과 빈도에 맞춰 설치된 시설이라 이번 집중호우에서 침수피해를 키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최근 기상이변에 가까운 호우 강도와 빈도를 감안하면 현재 배수 인프라로는 대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시간당 100㎜가량의 비가 퍼붓는 기상이변에 대비해 빗물을 지하 깊숙한 곳에 설치한 대형 터널로 일시 저장하거나 배출하는 시설인 빗물터널 또는 대심도 배수로가 설치된 곳이 대구에는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구안실련은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관련자 엄중 문책 △배수펌프·제진기 등 전 시설에 대한 전수 점검 및 정기 관리 체계화 △대형 빗물터널, 대심도 배수로 설치 및 도시계획 반영 △소구경 하수관로 및 노후 축대, 옹벽 등 침수 취약지 전면 개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도심방재 종합계획 재수립 및 정부 예산 지원 등을 강력히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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