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듯 푹 젖어서 오는 택배…배송기사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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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가 끝난 택배 상자를 차에 싣기 위해서는 비가 세차게 들이치는 길을 통과해야 했다.
택배기사 최현규씨는 2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제대로된 분류장이 아니고 고가 밑에 가설건축물처럼 분류장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강하게 비가 내리면 도리가 없다"며 "지금은 간이 천막이라도 설치한 상황이지만 도로공사에서 천막이 가연성이라는 이유로 이마저도 없애라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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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훼손 책임 ‘배송기사 몫’

비에 젖은 택배, 배송기사 탓일까?
분류가 끝난 택배 상자를 차에 싣기 위해서는 비가 세차게 들이치는 길을 통과해야 했다. 천막이 설치됐지만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비는 막아주지 못했다. 바닥에도 물이 차 택배기사들은 급한대로 플라스틱 받침대를 바닥에 깔아놓고 그 위에 택배 물품을 쌓아놓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일부 택배 물품은 상자가 비에 젖었고 심한 경우 찌그러진 상자도 있었다.

지난 17일 경기 안산의 한 택배 분류장에는 밤부터 내린 비로 곳곳에 물이 고여있었다. 고가 밑에 마련된 분류장에 바람이 불면서 분류장까지 많은 비가 들이쳤다. 택배기사 최현규씨는 2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제대로된 분류장이 아니고 고가 밑에 가설건축물처럼 분류장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강하게 비가 내리면 도리가 없다”며 “지금은 간이 천막이라도 설치한 상황이지만 도로공사에서 천막이 가연성이라는 이유로 이마저도 없애라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택배가 비에 젖으면 소비자들은 반송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고객 항의는 물론 반송에 따른 금전적 보상도 택배기사들의 몫이라고 한다. 한 택배기사는 한겨레에 “개인 사비로 천막을 구매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레일 위로 비가 흘러내리고 물건이 다 젖었다”며 “이럴 경우 고스란히 택배기사가 항의를 받는다”고 했다. 최씨도 “반송 요구가 들어오면 대리점 소장과 택배기사 등이 미리 정해놓은 비율대로 부담한다. 하지만 택배기사 잘못도 아닌데 우리가 일부 부담을 해야하는 것이라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결국 제대로된 분류장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터를 사들인 뒤 새 분류장을 만드는 것보다 지금처럼 고가 밑 유휴공간을 점유해 운영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는 “고가 아래에 임시로 만든 분류장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그래도 꽤 많은 분류장이 경제적 이유로 가설건축물처럼 만들어졌고,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각 분류장을 이용하는 택배기사들이 시설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제대로 설치돼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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