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ESS 입찰전…LG·SK ‘LFP’ vs 삼성SDI ‘NCA’ 자존심 건 승부

박한나 2025. 7. 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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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입찰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로 맞붙으며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가격과 비가격 평가 요소인 국내 산업 기여도와 안전성이 핵심 평가 기준인 이번 입찰의 첫 번째 사업자 선정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국내 사상 최대인 540MW(육지 500MW·제주 40MW) 규모로 추진 중인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 입찰은 ‘가격 점수’ 비중이 전체 점수의 60%를 차지한다. 입찰업체 중 최저가를 기준으로 상대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번 입찰에서 단가 경쟁력이 곧 낙찰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 만큼 LFP 배터리를 제안한 업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LFP는 삼원계 대비 10~15% 저렴하다. 실제 입찰 사업자 입장에서도 원가 절감은 사업 수익성과 직결돼 LFP의 경제성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또 LFP 배터리는 40점 만점의 비가격 지표 평가에서도 ‘안전성’ 항목에서 강점을 가진다. LFP는 발화 가능성이 작고 열 안전성이 높은 특성이 있다. 국내는 ESS 화재 사고로 산업 전반이 위축된 전례가 있어 안전성은 실질적인 정성 평가의 기준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LFP가 무조건 유리한 것도 아니다. 40%인 비가격 항목은 계통연계와 국내산업·경제 기여도, 안전성, 기술력, 주민 수용성, 사업 신뢰도 등 6개 항목 순서로 중요도를 보기 때문이다. 가격뿐 아니라 기여도, 안전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셈이다.


우선 국내 배터리 3사 중 LFP 배터리로 입찰에 응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기업 중 ESS용 LFP의 양산 경험을 유일하게 갖춘 곳이다. 이번 입찰에서도 가격과 안전성 등에서 전반적인 준비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입찰을 위해 세계적인 안전인증기관인 UL솔루션의 ‘UL9540A’ 기준을 충족했고, 모듈 단위에서 화재 전이 차단이 가능해 높은 안전성을 확보했다. 열 폭주 현상이 없어 별도 소화 설비 없이 외부 냉각수나 자연 환기만으로도 현장 대응이 가능하다. 미국화재예방협회 기준(NFPA 855)과 국제소방규정 등 주요 ESS 안전 기준에서 요구하고 있는 대형 화재 모의 시험도 안전하게 통과했다.

또 이번 입찰에 적용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한국향 LFP 솔루션에는 자체 개발한 ‘BMS Auto Calibration’ 기술을 적용, 약 월 1회의 완전한 충·방전 없이도 잔존용량(SoC)을 정밀하게 추정할 수 있어 연속 운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국내 최대 AS망과 2023년 제주 ESS 입찰 전량 공급 이력을 기반으로 확실한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생산공장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내 생산만으로는 대규모 공급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셀 이외에 국내 맞춤형 LFP 컨테이너 개발 등은 국내에서 진행한다고 알려졌다.


SK온은 가격 경쟁력과 화재 안전성이 우수한 LFP로 입찰에 진행했다. 기존 하이니켈 계열보다 단가가 낮아 가격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는 데다, SK엔무브와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한 만큼 화재 안전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SK온 역시 국내외 ESS 프로젝트 경험과 대규모 라인 확보 능력이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9월 IHI 테라썬과 협력해 북미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 공급과 시스템 통합 파트너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SK온은 아직 LFP 양산 경험이 없다. 현재 보유한 양산 라인 대부분이 하이니켈 기반의 NCM ESS 제품 중심이라 라인 전환과 기술 검증에는 일정 시간 필요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향후 이번 입찰에서 수주에 성공할 경우 서산 등의 국내 생산 체계 구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두 기업과 달리 고에너지 밀도형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기반의 ESS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NCA 제품은 LFP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삼성SDI는 제품 단가를 낮춰 입찰했다. 가격 평가에서 완전히 밀리지 않기 위기 위해 완전한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면서라도 입찰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또 삼성SDI는 NCA가 화재 안전성 측면에서는 LFP에 비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지만, 자체 개발한 모듈 내장형 직분사 화재 억제 기술인 ‘EDI’ 기술과 열전파 차단 안전성 기술 ‘No TP’로 ESS 안전성을 강화했다. 시스템 전반의 위험을 줄이는 데 주력한 것이다.

여기에 삼성SDI는 비가격 평가 요소인 ‘국내 산업경제 기여도’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울산 마더라인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계획인 만큼 생산 거점의 국내 집중도를 강조하며 평가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다음에 진행될 추가 입찰에서 LFP로 전환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배터리 셀 대부분을 삼성SDI의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만큼 국내 산업 기여도 측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향후 가격 평가와 비가격 부문 평가에서도 득점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 입찰의 첫 번째 사업자 선정 결과가 이르면 이번주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최소 1조5000억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이번 사업은 향후 추가 입찰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어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저망된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이번 ESS 입찰의 물량이 국내 단일 사업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만큼 단일 사업자가 전량을 수주하기보다는 두 곳 업체가 나눠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며 “낙찰 여부도 중요하지만 어느 업체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느냐도 이번 경쟁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터리 3사 CI. 각사 제공.

박한나 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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