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북방송 전면 중단... 北 영화는 누구나 보게 제한 푼다

노석조 기자 2025. 7. 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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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엔 軍대북 확성기 중단
이재명 정부, 잇단 대북 화해 손짓
北 만화·영화 제한은 풀어
北주민 알권리 축소 우려
북한 주민들의 모습. /조선중앙TV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25일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열흘 만인 이달 초부터 대북(對北) 방송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권 성향에 따라 설치와 철거를 반복해온 군의 대북 확성기와 달리 라디오 전파 등을 통해 이뤄지는 국정원의 대북 방송은 지난 50여년간 변함없이 운영돼 왔는데 이번에 돌연 중단된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유화책으로 대북 방송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결정으로 북한이 호응에 나설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나온다. 이번 결정으로 북한 주민의 알권리가 더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앞서 트럼프 미 행정부도 올 초 국무부 산하 대북 방송인 ‘미국의 소리(VOA)’ 송출 중단 결정을 내렸다.

민간 대북 라디오 방송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21일 “국정원의 대북 라디오 방송 채널들이 이달 들어 송출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도 “1980년대부터 방송한 인민의소리, 더 오래된 희망의메아리 등 국정원의 대북 라디오들이 송출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의 대북 TV 방송도 최근 송출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대북 라디오·TV의 송출을 중단했는지를 묻는 본지 취재 요청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이번 대북 방송 중단은 지난달 11일 군의 대북 확성기 중단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군과 국정원의 대북 심리전 방송이 모두 멈춘 것으로, 대북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지난 2016년 1월 8일 촬영된 경기 중부전선의 대북 확성기.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 인권 활동가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활동가는 본지 통화에서 “어떤 국민적 소통도 설명도 없이 정부가 돌연 방송 송출을 끊었다”면서 “단파 방송에 기대 바깥 세상의 소식을 듣던 북한 주민들은 왜 방송이 안 나오는지 영문도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정원의 대북 방송 역사는 50년이 넘는다. 대북 라디오 방송은 6·25 때 미 중앙정보국(CIA) 주도로 미군이 1972년까지 송출했다고 한다. 그러다 1973년에 한국 중앙정보부가 이를 물려받아 지금까지 52년간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TV 방송은 북한의 PAL 방식에 맞춰 1980년대 말 무렵부터 개시했다고 한다.

전직 국정원 차장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등 대북 유화책을 폈던 역대 정부 때도 유지했던 국정원의 대북 방송이 중단됐다”면서 “가뜩이나 북한 주민은 바깥세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데 이제 누가 이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느냐”고 했다.

김정은이 ICBM 부대가 지나가자 손을 드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이재명 정부는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2022년 대선 공약에도 담겼던 개별 북한 관광도 그중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과 ‘적대적 2국가’ 관계라며 선을 긋고 있는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북한에 현금이 들어가는 사안이라 미국과 협의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또 ‘특수 자료’로 분류해 국내에 비공개했던 북한 만화, 영화 등 자료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제한을 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방송은 중단하면서도 북한 콘텐츠의 대남 유통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매장에서 상인이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뉴스1

정부·여당은 북한 자료 분류 기준부터 명확하게 하기 위한 입법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를 준비 중이다. 법안에는 통일부 내 ‘북한자료심의위원회’(가칭) 설치와 북한 자료 분류 기준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정치사상 등 예민한 사안은 공개되지 않도록 하는 기준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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