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병원 차려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50배 폭리 불법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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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10억 원어치를 해외에 수출하는 것처럼 거짓 신고한 뒤 가짜 병원까지 차려 국내에 빼돌린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인 이씨는 지난해 5~8월 에토미데이트를 해외 수출용으로 허위 신고한 후 국내에 불법 유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에 가짜 피부과 의원을 차린 양모(37)씨 등은 실질적으로 판매·투약책으로서 중독자들에게 에토미데이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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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자 대상 10억 원어치 폭리
공급책 등 5명 구속, 4명 불구속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10억 원어치를 해외에 수출하는 것처럼 거짓 신고한 뒤 가짜 병원까지 차려 국내에 빼돌린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약사법상 판매에 '수출'이 포함되지 않는 허점을 노린 범행이다. 에토미데이트는 의식을 잃게 하는 '프로포폴'과 유사한 물질로 위험성, 중독성을 갖고 있지만 마약류로 지정돼 있지 않아 수면유도제로 오남용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의료용 마약류 전문수사팀(팀장 김보성 강력범죄수사부장)은 21일 에토미데이트 유통사건 관련 불법 판매조직을 검거해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최상위 공급책 이모(41)씨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가 태국에 수출한다고 신고한 에토미데이트 용량이 실제 우편물 무게와 상당한 차이가 나는 점을 수상히 여겨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인 이씨는 지난해 5~8월 에토미데이트를 해외 수출용으로 허위 신고한 후 국내에 불법 유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3만5,000ml를 이씨 업체에서 일했던 직원이자 판매 자격도 없는 중간 공급책 최모(38)씨에게 1억 원에 팔았다. 최씨는 가짜 병원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조모(39)씨와 공모해 빼돌린 에토미데이트를 두 배 수준에 팔아 마진을 챙겼다.
서울 강남에 가짜 피부과 의원을 차린 양모(37)씨 등은 실질적으로 판매·투약책으로서 중독자들에게 에토미데이트를 제공했다. 이들은 운영자와 자금관리자, 간호조무사, 바지사장 및 가짜 의사 등 역할을 분담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성형외과 상담실장 근무 경력이 있는 양모(39)씨를 알선책으로 삼아 에토미데이트 중독자를 소개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544회에 걸쳐 8억8,800만 원을 받고 에토미데이트를 가짜 병원에서 중독자들에게 투약했다. 주거지 출장 투약 등을 통해서도 103회에 걸쳐 1억8,000만 원 상당 에토미데이트가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다. 에토미데이트 10ml 원가는 4,200원에 불과하나, 중독자들에게는 평균 20만 원에 판매해 폭리를 취했다.
현재 에토미데이트를 마약류로 지정하는 마약류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돼 국회 심사 중이다. 수사팀은 시행 전까지의 법적 공백을 이용한 불법 유통을 방지하고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수출용 의약품에 대한 모니터링 개선 등 관리·감독 강화를 건의했다. 검찰 관계자는 "추후 마약류로 지정될 경우 불법유통 처벌 강화는 물론, 중독 투약자도 처벌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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