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강선우 임명 강행, 李 정권이 국민 모두에 '갑질'하는 것"

"강 후보자 '갑질' 논란에 시민들 분노 압도적"
"남일 같지 않아 국민 상처 더 커... 재고 촉구"

지난해 1월 18일 이재명(맨 왼쪽)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강선우 당시 당 대변인과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지 않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 모두에게 갑질을 하는 것"이라고 20일 비판했다. 의원실 보좌진에게 각종 사적 용무를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진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을 이재명 정부에도 덧입히려 한 셈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요즘 많은 시민과 만나 말씀을 경청하고 있다. 다양한 말씀을 듣지만 가장 많이 말씀하시는 것은 강 후보자의 갑질 논란에 대한 분노였다.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고 한다. 이건 이재명 정권이 국민 모두에게 갑질하는 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한 전 대표는 강 후보자의 '갑질 피해자'들이 당한 경험을 국민들도 깊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더 분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 국민들은 평생 살면서 적어도 한 번쯤은 심한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으시다. 저도 그렇다. 그러니 갑질을 당하는 게 얼마나 모욕적인지, 깊은 상처가 되고 오래가는지 다들 알고 계신다"라고 썼다. 결국 "남의 일 같지 않으니 (국민들이) 더 분노하시는 것"이라는 게 한 전 대표의 해석이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강 후보자의 갑질 논란에 대해 한 전 대표는 "금방 잊힐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국민들의 상처는 깊이, 오래갈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이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을) 재고하길 바란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제자 논문 표절' 등 논란에 휩싸인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부정적 여론이 상당한 강 후보자와 관련해선 다른 입장을 전했다. 우 수석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강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하는 것으로 보면 되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던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 대통령이) 인사권자로서 여러 가지를 종합해 이런 결정을 했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