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 美 보수 거목…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 별세
37년간 최장수 이사장 역임
레이건·트럼프 등 정책에 영향
200여차례 찾은 대표적 한국통
DJ 등 정·재계 인사들과 친분
‘40년 인연’ 김승연 한화 회장 애도
미국 보수 진영 대표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창립자이자 최장수 이사장을 역임한 에드윈 퓰너가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특히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 시기에 자유시장 경제, 작은 정부, 개인의 자유, 강력한 국방 등 보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미국 보수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이에 레이건 대통령은 1989년 퓰너 전 이사장에게 ‘대통령 시민훈장’을 수여했다.
이런 영향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에도 이어지는 중으로 퓰너 전 이사장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의 정책 자문을 맡았다. 헤리티지재단은 2023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대비해 차기 보수 정부의 국정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를 발표하기도 했다. 보수 진영 내부 영향력을 바탕으로 보수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도 다수 배출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이어지는 중으로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 관리 국장, 국경 문제 총괄 담당자인 톰 호먼 등이 헤리티지재단 출신이다.
퓰너 전 이사장은 미국 내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이자 지한파 인사이기도 하다. 무려 200여차례나 한국을 방문하며 국내 정·재계 인사들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했는데, 특히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한·미 양국에서 만남을 이어가며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막역한 사이였다. 2002년 한·미 우호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 인물들과도 각별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초부터 40년간이나 퓰너 전 이사장과 인연을 맺어온 김승연 회장은 “개인적으로 오랜 친구이자 한미관계에 큰 역할 해온 훌륭한 지도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애도를 표했다.
미국 보수계 ‘거두’의 죽음에 미 보수인사들 사이에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퓰너 박사의 별세로 보수주의 운동의 진정한 거인 중 한 명을 잃었고, 나는 멘토이자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고 밝혔다. 스티브 스컬리스(루이지애나)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퓰너는 이 나라에 보수주의 운동을 만든 건축가 중 한 사람이었다”고 적었고, 앤디 빅스(애리조나) 하원의원은 “보수 가치를 위해 싸운 사자”였다고 평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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