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안정형’이라는 이름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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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20대 직장인과 대화를 나누다 개인형퇴직연금(IRP) 누적 수익률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냥 두면 알아서 굴러가는 것 아니었냐"는 그의 말에 함께 선택 가능한 상품 목록을 살펴보니 예·적금 상품만 가득했다.
그래서 정부는 명칭을 '고위험'에서 '적극투자'로 바꿨지만 여전히 '안정형'이 더 안정적으로 내 퇴직연금을 굴려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예·적금만으로는 수익률이 2∼3%에 그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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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0.68%?”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20대 직장인과 대화를 나누다 개인형퇴직연금(IRP) 누적 수익률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냥 두면 알아서 굴러가는 것 아니었냐”는 그의 말에 함께 선택 가능한 상품 목록을 살펴보니 예·적금 상품만 가득했다. 투자성향 진단 결과 ‘안정형’이 나왔기 때문이다. 흔히 생각하는 고수익 펀드나 신탁은 ‘적극투자형’ 이상의 결과가 나와야 선택할 수 있다.
‘고위험’ 금융상품에 노후자금을 넣어두는 건 두려울 수 있다. 그래서 정부는 명칭을 ‘고위험’에서 ‘적극투자’로 바꿨지만 여전히 ‘안정형’이 더 안정적으로 내 퇴직연금을 굴려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예·적금만으로는 수익률이 2∼3%에 그치기 쉽다. 퇴직연금이 ‘알아서 굴러간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안정형’은 실은 멈춰 있는 것에 가깝다.
4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도 이런 현상을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70대의 금융이해력이 특히 낮았고, 물가 상승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졌다. 최근 5년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 예·적금 수익률은 물가를 따라가지 못해 실질 가치가 오히려 줄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금감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86%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은 8%대의 성과를 냈다. 퇴직연금 기금화 논의가 나오는 이유다. 기금화가 정답인지 아닌지를 떠나, 어떤 제도든 결국 그 효과는 개인의 이해력에 달려 있다. 최소한 운용사에서 발송하는 자신의 퇴직연금 연간 보고서를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금융 지식은 필요하다.
투자성향 진단에는 투자 목적이나 자금 사용 계획 외에도 간단한 금융 지식 질문이 포함된다. ‘펀드와 신탁상품은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다’ ‘펀드와 신탁상품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일부 비과세 대상을 제외하고 세금이 부과된다’ ‘은행에서 가입한 모든 펀드와 신탁상품은 예·적금과 같이 예금자보호 대상이다’ 이 중 두개 이상 맞혀야 ‘적극투자형’으로 분류된다. 누군가에겐 3초 만에 답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누군가에겐 너무 어려운 문제다.
기본적인 금융 지식 없이는 어떤 좋은 금융 제도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젊은 세대든, 은퇴를 앞둔 세대든 나의 돈과 친해져야 한다. 돈을 아는 만큼 덜 두렵고, 덜 잃는다. 그 출발점은 단순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금융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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