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 과정 속 진통은 계속...통상 당국 협상안 들고 미국 가나

오지혜 2025. 7. 2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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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8월 1일이 얼마 남지 않으면서 통상 당국이 바빠지고 있다.

농축산물 시장 확대, 디지털 시장 장벽 해소 등 미국의 요구가 구체화되면서 당국은 이슈별로 관계 부처와 협의를 이어 가는데 최종 맨데이트(mandate·위임)를 받아 내는 과정에서 진통도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축산물 개방과 디지털 규제 정책, 미국산 에너지 수입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인데 특히 농축산물 분야에서 갈등의 골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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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깍째깍' 다가오는 상호관세 유예 종료일
통상당국, 관계부처와 소통하며 입장 정리
농축산물 시장·디지털 규제·에너지 등 관건
협상 패키지 정리되면 방미... 다음 주 분수령
일각선 "재유예", 시한 내 "합의 불가" 의견도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농축산연합회 등 농축산 단체 회원들이 한미 상호관세 협상 농축산물 개방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8월 1일이 얼마 남지 않으면서 통상 당국이 바빠지고 있다. 농축산물 시장 확대, 디지털 시장 장벽 해소 등 미국의 요구가 구체화되면서 당국은 이슈별로 관계 부처와 협의를 이어 가는데최종 맨데이트(mandate·위임)를 받아 내는 과정에서 진통도 감지되고 있다. 국내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협상안을 들고 미국에 갈 예정인데 이번 주(21~27일)가 분수령이 될 거란 관측이 많다.


농축산물·디지털 규제·LNG 수입... 내부 협상 결과에 관심

윤창렬(왼쪽) 국무조정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 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정부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는 협상장에서 제시할 수 있는 카드를 정비하려고 각 부처와 협의 중이다. 이후 대외경제장관회의나 국회 등을 거쳐 위임을 받는데 만약 그렇지 않으면 협상에 제대로 나서기 어렵다는 게 통상 당국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농축산물 개방과 디지털 규제 정책, 미국산 에너지 수입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인데 특히 농축산물 분야에서 갈등의 골이 깊다. 미국 측은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에 지적했던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과일류 검역 완화 △쌀 시장 개방 △유전자변형(LMO) 식물 규제 완화 등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일 검역은 농림축산식품부의 8단계 수입 위험 분석 절차를 따르는데 미국산 사과는 30년 넘게 8단계 중 2단계라 협상에 따라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소고기 월령 제한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국회 심의를 받아야 하고 국민적 반감이 크다. 마찬가지로 민감도가 큰 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빠져있는 품목이라 협정을 개정해야 하는데 FTA는 협상 이후 국회 비준 동의가 필수다.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는 2017년 한미 FTA 개정 때에도 3개월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갈등이 길어질 수 있다.

구글 마니쉬 굽타 딥마인드 시니어 디렉터가 2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구글 AI'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 규제 정책도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미국은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때부터 추진한 '온라인 플랫폼법'에 대한 관심이 큰데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독과점 규제법'에 미국 빅테크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 아직 입법 전이라 여당은 온플법의 한 축인 '공정화법'만이라도 추진하려 한다. 동시에 구글 고정밀 지도 반출 건 역시 국토교통부,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과 협의 중이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약속을 두고선 산업부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관심을 꾸준히 표현하고 결정을 위한 자료를 요청하는 동시에 미국산 LNG를 더 사는 것을 대안으로 고민 중이다. '윈윈(win-win)' 협상을 위한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방안도 모든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갈고닦고 있다.


다음 주 방미 할 수 있을까... 시한 내 합의 못 할 수도

15일 경남 함양군 병곡면 소현마을 사과농장에서 박동신씨가 여름철 초록 사과인 썸머킹을 수확하고 있다. 함양군 제공

우리 정부는 의견이 조율되는 대로 이번 주 안으로 미국에 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의 첫 경제 사령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직후인 22일 출국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이번 방미에서 한미 통상 협상 타결을 위한 고위급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의 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도 동행할 가능성이 나온다.

물론 협상 시한 전에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현지 사정에 능통한 통상 전문가는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강행하지 못할 거란 시각이 강하다"며 "협상 중인 나라들도 눈치 싸움 중이라 (한국이) 무리해 합의를 이끌기는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최선을 다해 임한다는 각오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최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경주를 하겠다"면서도 "시간 때문에 실리를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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