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보호소 이름 무색 사실상 감옥소… 이대론 안된다” [인천 유기동물 보호의 민낯 完]

박귀빈 기자 2025. 7. 2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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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
지난 18일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회의실에서 김유곤 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 주재 하에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인천은 전체 130만 가구 가운데 35만 가구가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러나 해마다 5천마리 안팎의 반려동물이 버려지며 유기동물로 전락하고 있다. 이 같은 유기동물의 보호체계는 ‘구조’보다 ‘방치’에 가까운 현실이다. 수개월에 걸쳐 현장 취재와 통계 분석, 봉사자 및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바라본 인천의 유기동물 보호소는 민간위탁에 의존하면서 수많은 생명의 폐사와 방치를 반복했다.

이처럼 ‘보호소’라는 이름 아래 허술한 유기동물 시스템은 그들을 전염병 등에 몰아넣은 것은 물론, 죽음에 대한 기록조차 제대로 남기지 않는 등 구조적 문제점이 심각하다. 본보는 이 같은 인천의 유기동물 보호 시스템에 대한 통합 보호 시스템 구축이나 광역 직영 보호소 설립 등의 지속가능한 대안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지난 18일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인천 유기동물 보호의 민낯 完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
인천 유기동물 보호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천시 예산 확대, 직영 보호소 설치, 시민 감시단 도입 등 근본적인 해법을 제안했다.

지난 18일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에서는 관련 전문가와 시민단체, 시 관계자들이 모여 다양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좌담회는 김유곤 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패널로는 유경희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고수경 ㈔더가치할개 대표, 오이세 ㈔인천시수의사회 이사, 이주하 법무법인 제이엘파트너스 변호사, 박중우 인천시 농축산과장 등이 참여했다.

유경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이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에서 인천시와 군·구간 유기동물 지원 예산의 매칭비율 조정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 유경희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인천시 및 군·구의 유기동물 지원 매칭비율 조정해야”

인천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 안에서 동물들이 전염병에 감염되거나 다른 동물의 공격을 받아 죽어가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책임자인 군·구는 환경 개선이나 치료비용 확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인천시는 적절한 관리·감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인천시와 군·구간 예산 매칭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다. 현재 유기동물 관리 예산에 대한 매칭 비율은 군·구가 80%, 인천시가 20%를 부담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군·구의 열악한 재정 상황으로 사업 추진이 무산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특히 시가 지난 추가경정예산에서 동물보호센터 환경위생 개선 지원 사업을 신규로 편성했음에도 군·구에서는 60%라는 매칭비율에 부담을 가지고 지원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유기동물이 구조되어 보호소에 입소하지만 또 다시 보호소에서 구조해야 하는 현실을 이제는 확실히 개선해야 한다.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자해 시비를 최대 50%까지 늘리고, 군·구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운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책임감 있는 보호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고수경 ㈔더가치할개 대표가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에서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설의 관리·감독 강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 고수경 ㈔더가치할개 대표 “보호소 환경 개선 시급…유기동물 보호시설 관리· 감독 강화해야”

국민 4명 중의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대에서 유기동물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참혹하게 죽어가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부끄럽다. 계양구 다남동에 있는 인천시수의사회는 계양구로부터 월세 50만원을 받아 햇빛 한 점, 바람 한 점 들지않는 야외 견사까지 만들어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야외 견사에 있는 아이들은 흙바닥에서 쥐와 바퀴벌레와 동거를 하며 열사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며칠 전 직접 온도를 재어 보니 낮 최고 기온 40도를 육박했다. 특히 생후 2일 된 고양이 4마리가 직원도 없는 보호소에 장시간 방치, 결국 모두 폐사하기도 했다.

이는 근본적으로 인천시와 군·구의 감시 및 점검 부족 탓이다. 지난 2006년부터 위탁을 맺은 인천시수의사회가 올해 계약을 끝내고 물러난다. 그러나 5마리 중 2마리가 죽어가는 이 보호소에 위탁계약이 끝날 때까지 동물들을 계속해서 방치할 것인지 묻고싶다.

특히 최근에는 민간단체 시설에 입양비 지원 목적으로 1억원의 예산을 세우기도 했다. 당장 코 앞에 아이들이 열사병으로 죽어나가는데 민간단체 지원비로 1억원이 책정된 것은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인천시수의사회 보호소는 1년 365일 심장사상충, 코로나, 파보바이러스 등의 감염병이 돌아 들어오는 아이들마다 족족 전염되어 죽는다. 민간단체 지원을 통해 아이들이 보호소를 나오더라도 과연 몇 마리나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차라리 그 돈으로 실내 견사를 확보해 야외 견사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실내로 이동시키는 게 맞다.

행정이 침묵하고 책임을 외면하면 유기동물들은 보호도 받지 못하고 죽는다. 더이상 동물들이 죽지 않도록 당장이라도 보호소의 환경 개선은 물론 인천의 모든 유기동물 보호소의 관리·감독 강화가 시급하다.

오이세 ㈔인천시수의사회 이사가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에서 직영보호소 설립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 오이세 ㈔인천시수의사회 이사 “상주 수의사 없는 보호소…직영화가 해법”

인천시수의사회 유기동물 보호소는 인천시수의사회가 미추홀구·남동구·연수구·옹진군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보호소로 지난 2006년 보호소를 설립해 지금까지 약 18년을 운영해왔다. 수의사회가 나름대로 보호소를 운영해 왔으나,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관리가 미비했던 점은 수의사회 일원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우선 보호소 건물 자체가 임대건물인 것은 물론 그린벨트(GB)로 묶여있어 증축 및 확장 등이 쉽지 않다. 현재 인천시와 군·구에서 내려주는 보조금 만으로는 인력 유지와 시설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상주 수의사나 전문 인력이 없으니 제대로 된 예방이나 치료가 불가능하고, 감염병이 돌면 속수무책일 때가 많다.

우선적으로 인천시가 300만 대도시에 걸맞은 직영 보호소를 설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천도 더 이상 민간위탁 체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직영 보호소 설립을 통한 유기동물 보호 시스템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올 연말 수의사회는 보호소의 위탁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치료가 필요한 동물들에 수의사회가 계약 끝났다고 손 씻을 수는 없다. 앞으로도 수의사회는 유기동물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좋은 제도나 방안이 있다면 인천시 등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이주하 법무법인 제이엘파트너스 변호사가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에서 인천 유기동물 보호소 내 외부 감사 확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 이주하 법무법인 제이엘파트너스 변호사 “민간 위탁 구조, 투명성 담보 안돼…외부감사 확대해야”

동물보호법이 시행된 지 거의 35년이 되어가는 상황이다. 어떤 반려동물이나 유기동물도 같이 생존해야 하는 공존의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기에 동물보호법이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유기동물을 보호 및 관리·감독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민간 보호소 등에 위탁을 맡기는 형태로 관리가 이뤄지면서 이 같은 유기동물 보호가 동물보호법의 취지대로 이뤄졌는지는 모르겠다.

현재 인천의 유기동물 보호소는 ‘감옥소’다. 생존도 못 할만한 열악한 환경에 단지 유기동물을 가둬두고 있는 것을 보호라고 할 수 있는가?
국비를 받아 관리하는 보조 사업자인 인천시는 간접 보조 사업자인 인천시수의사회에 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함에도 하지 않았다.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는 범죄다. 특히 그 상황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아무런 문제 의식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인천시에는 해마다 시비와 군·구비를 합쳐 총 10억여원의 예산이 세워진다. 정말 실효성 있게 예산을 사용했다면 인천시수의사회 유기동물 보호소에 대한 개선은 일찍 이뤄졌을 것이다. 이름만 그럴듯하게 명분을 붙여 예산을 나누어 놓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데 예산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공공재정환수법은 물론, 수의사법, 동물보호법 등 위법 소지 등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지역 동물병원과 보호시설에 대한 외부 감사를 확대해야 한다. 제 식구 감싸기 식의 행정이 아닌 시민 등이 참여하는 감시단 등을 마련해 명확한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박중우 인천시 농축산과장이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에서 인천의 유기동물 지원 예산 확대 등에 대해 발의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 박중우 인천시 농축산과장 “예산 확대 등을 통한 유기동물 지원 현실화”

인천의 유기동물은 지난 2018년 최대 6천907마리까지 발생하다 차츰 줄어들고 있는 추세임에도 아직까지 5천여마리의 유기동물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등 인천의 유기동물 문제가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이다. 인천시는 지난 2005년부터 유기동물 지원사업을 벌여왔으며 유기동물 관리비로 1마리 당 15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인천은 전국 평균 비용(43만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처지다.

이에 내년부터는 보호소 환경 개선 예산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번 추경에서 유기동물 관리비를 종전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은 물론, 검진 치료비도 증액했다. 현재 8대2의 군·구 매칭비율도 내년부터는 서울시 수준으로 맞춰 7대3으로 늘리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통해 지자체의 부담을 줄이고, 대신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처럼 예산 등 현실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보호소가 최소한의 의료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이 밖에도 시민 참여와 투명성을 높이는 부분에 대해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인천시는 민간위탁의 장점과 직영화의 필요성 등을 모두 고려해 합리적인 개선안을 찾겠다.

김유곤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이 ‘인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방향 좌담회’에서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책임제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 김유곤 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만들어야”

동물을 보호하고 돌보는 일은 단순한 복지의 문제가 아닌,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도시의 품격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인천이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행복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동물보호의 질을 높이고 구조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시스템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늘 도출된 문제는 관련 조례를 개정해서라도 조치를 취하는 한편, 단계에 맞춰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사회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져야 한다. 무한히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면 전 세계 모든 동물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도 반려동물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책임없는 입양만 해서는 곤란하다. 마냥 이쁘고 좋다고 데려와 놓고 상황이 나쁘다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동물도 하나의 생명체로서 존중받고 같이 살아가야 한다는 책임을 갖고 입양해야 한다. 우리의 반려동물 문화가 좀 더 성숙해지길 바란다.

●관련기사 : 
인천 '지정 보호소' 시급…광역 직영 보호소까지 생겨야 [인천 유기동물 보호의 민낯⑤]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20580373

인천 동물보호소 전염병 진원지 전락…유기동물 폐사·방치 [유기동물 보호의 민낯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16580384

인천 유기동물 보호소, 진단·격리·치료 없어…의료진·시스템 부실 [유기동물 보호의 민낯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16580388

인천 유기동물 폐사도 ‘자연사’로… 원인 기록해야 [인천 유기동물 보호의 민낯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17580419

인천시 속편한 ‘민간위탁’… 동물들, 간절한 ‘직영보호’ [인천 유기동물 보호의 민낯④]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17580392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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