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동시에 온다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 당분간 기온 33도 이상 오를 전망

폭우로 경남 산청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20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집중 호우가 쉴 틈 없이 내린 것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온난화 등 기후 변화 영향으로 예측 불가의 집중 호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조만간 장마가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다음달까지도 언제든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폭우 피해가 큰 이유는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집중 호우를 발생시키는 구름대는 빠른 시간 안에 발생하고 이동해 예측이 어렵다. 기상청 관계자는 "집중 호우를 유발하는 구름대는 1~2시간 만에 급격하게 발달하고 소멸한다"며 "이처럼 예측하기 힘든 구름대가 움직이지 않고 한 지역에 계속 내리면 시간당 강수량이 아주 많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하고 상승 기류까지 더해져 비구름이 늘어난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약 2도 높고 이에 따라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도 약 20% 증가한 상황"이라며 "많은 양의 수증기가 모여 약 2000만톤의 물을 담은 구름이 발생하는데 각 구름에서 비가 언제 얼마나 내릴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여름철(6~8월) 시간당 최다강수량이 50㎜를 넘기는 집중호우 발생 빈도는 지난 52년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26년간 발생한 집중호우 발생 빈도는 총 457회로 직전 기간(1973~1998년) 대비 47.4% 늘었다.
지형적 요인도 폭우를 강화시킨 요인이다. 경남 산청의 경우 지리산 등 산악지형이 상승 기류를 강화시켜 역대급 호우가 내렸다.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산청 지역 나무들이 모두 타 소실된 것도 피해를 키웠다. 집중 호우 시 토사가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붙잡아줄 나무가 없어 흙들이 힘없이 쏟아져 내렸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20일 수시 예보 브리핑을 열고 "이날로 비가 그친 뒤 중부지방 장마가 종료될 것"이라면서 "장마가 끝나지만 22일까지 내륙 곳곳에 소나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2일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5~60㎜의 비가 예보됐다. 다음달에도 시간당 50㎜에 달하는 강한 강수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장마가 종료되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고 고온다습한 남서풍 또는 서풍이 유입되며 기온이 상승할 전망이다. 21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7도, 낮 최고기온은 30~34도로 예보됐으며 당분간 내륙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야외 활동과 외출 자제 등 주의가 필요하다"며 "여름철 동안 소나기 형태의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남아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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