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예술 이해 못할 것, 20년 감춰라”… 뒤늦게 빛난 클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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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뜻이 있는 기호로 보이는 독특한 형체와 선, 숫자들이 담긴 대형 추상화.
칸딘스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한 관심으로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던 것처럼, 클린트 역시 영적 혹은 초월적 세계에 심취해 신비로운 그림을 그렸다.
대표작 '10점의 대형 회화'는 높이 3m, 폭 2m가 넘는 추상화 연작으로 클린트의 사유를 집약한 작품이다.
이번 국내 전시에선 할리나 디어슈카 감독의 다큐멘터리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도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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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70년 지난 최근에야 재조명
구겐하임-테이트 미술관 등서 화제
부산현대미술관서 10월까지 전시

칸딘스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한 관심으로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던 것처럼, 클린트 역시 영적 혹은 초월적 세계에 심취해 신비로운 그림을 그렸다. 1905년 그린 대형 추상 연작은 칸딘스키보다도 5년가량 앞선다.
하지만 힐마 아프 클린트란 이름은 아직 대중에겐 다소 낯설다. 그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특히 2018년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 회고전에 관객 60만 명이 몰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영국 테이트모던 순회전 등이 열리며 영미권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그런 클린트의 작품들이 일본 도쿄국립근대미술관을 거쳐 부산에 상륙했다.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에서 19일 개막한 전시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은 작가의 주요 회화 연작과 드로잉, 기록 등 139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그의 생애와 작업 흐름에 따라 구성됐다.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미술아카데미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클린트가 미술학교 재학 시절 그린 초기작부터 대담한 추상 연작, 말년의 조용한 수채화와 작가가 남긴 일기 등도 만날 수 있다.

1917년에 그린 ‘원자’ 연작은 당시 과학계에서 발견한 ‘원자’를 영적인 차원의 상징으로 해석한 독특한 시각이 담겼다. 클린트는 원자를 “우주의 질서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 만물과 인간을 연결하는 영적 매개체”라고 해석했다. 그림에선 물리적인 ‘원자’와 보이지 않는 물질적 에너지인 ‘이서(에테르·ether)’가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묘사했다.
클린트가 미술계에서 뒤늦게 주목받게 된 건 나름 이유가 있다. 그는 1890년대부터 신지학(Theosophy·19세기 후반 미국에서 시작한 영적 운동)과 심령주의에 관심을 가졌다. 여성 예술가 모임 ‘다섯 명(De Fem)’을 결성해 강신회(영혼과 교신을 시도하는 모임)를 열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예술은 ‘높은 영적 존재의 지시에 따라 탄생했다’고 믿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이 자신의 예술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사후 20년 동안 내 작품을 공개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클린트가 1944년 세상을 떠난 뒤 작품 1200여 점은 조카에게 맡겨져 비밀리에 보관됐다. 이후 1986년에야 미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린 ‘예술 속 영성: 추상회화(1890∼1985)’ 특별전에서 처음 소개가 됐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미술계에서 여성 미술가나 비주류 작가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클린트의 대규모 회고전이 연달아 열렸다. 이번 국내 전시에선 할리나 디어슈카 감독의 다큐멘터리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도 상영된다. 10월 26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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