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산 옹벽 붕괴, 천재지변 아니다

경기일보 2025. 7. 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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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옹벽 붕괴 사고는 천재지변이었나.

그런데 10m 옹벽이 무너진 사고는 오산에서만 있었다.

옹벽 붕괴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사고가 난 아래 도로는 차량을 오히려 옹벽 쪽으로 유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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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옹벽이 도로로 무너지면서 이곳을 지나가던 차량 1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일보DB


오산 옹벽 붕괴 사고는 천재지변이었나. 사고의 책임을 논함에 중대한 기준이다. 사고가 난 것은 7월16일 오후 7시4분이다. 당시 오산시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 중이었다. 오후 6~7시 시간당 강수량은 41㎜였다. 많은 양의 폭우가 쏟아진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불가항력적인 재난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시간당 최고 50㎜의 비가 내린 지역도 있다. 평택 화성 안성은 호우경보까지 내려졌다. 그런데 10m 옹벽이 무너진 사고는 오산에서만 있었다.

천재를 가중시킨 인재를 생각하게 된다. 현장은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다. 높이 10m의 옹벽이 무너져 내렸다. 40대 남성이 운전하는 차량을 덮쳤다. 몇 초면 통과할 수 있는 거리였다. 그 여유도 없이 그대로 깔렸다. 보강토, 흙, 아스콘이 한꺼번에 차 위로 쏟아졌다. 무너졌다기보다 쏟아져 내렸다고 봐야 한다. 옹벽 붕괴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반대편 옹벽도 팽창해 부풀어 올랐다. 고쳐 쓸 상황이 아니다. 고가도로 전체가 망실 상태에 놓였다.

개통 2년 된 신축 구조물이다. 2023년 개통됐다. 세교2지구 광역교통개선 사업의 일환이었다. 그런 옹벽이 폭우에 무너져 내린 것이다. 안전 설계가 있었을 것이다. ‘41㎜’ 강수량쯤은 당연히 버티게 돼 있었을 것이다. 개통 이후의 안전 점검도 이상한 측면이 있다. 진단할 때마다 ‘통과’됐다. 개통 이후 다섯 번 점검했는데 모두 ‘양호’였다. 한 달 전인 6월에도 ‘B등급’이었다. 그리고 한 달여 만에 무너졌다. 점검의 신뢰성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사고 직전 상황도 이상하다. 붕괴 전날인 15일 오전 시민 신고가 있었다고 한다. ‘2차로 오른쪽 지반이 침하, 빗물 침투 시 붕괴가 우려된다.’ 같은 날 직경 40㎝의 포트홀도 목격됐다. 시민과 운전자들이 감지하고 신고한 이상 징후들이다. 장대비는 계속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긴급 복구 공사나 전면 통행 제한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오산시는 지반 복구 시점을 18일로 잡았다. 사고가 난 아래 도로는 차량을 오히려 옹벽 쪽으로 유도하기도 했다.

참변을 당한 40대 운전자는 평범한 가장이다. 날벼락 같은 사고로 아내와 딸은 유족이 됐다. 취재진을 만난 망자의 형이 ‘인재’라고 울부짖었다. 밝혔듯이 인재에는 엄중한 증명이 필요하다. 쉽사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걸 밝혀 가는 게 경찰 수사다. 철근 한 가닥, 모래 한 삽까지 철저히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민간업자의 책임 유무를 밝히는 수사다. 안전진단의 적정성·당일 보고 체계 등도 따져야 할 것이다. 행정의 책임 유무를 가리는 수사다.

‘41㎜ 폭우’에 ‘10m 옹벽’이 무너졌다. 집으로 가던 운전자가 깔려 숨졌다. 천재지변이라고 봐주는 시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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