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활동 변호사 생활고 ‘허덕’
경비 절감 사무장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
서울 대형 로펌 대전·청주 사건 ‘싹쓸이’
사문서 위조 등 가담 … 공급 과잉 부작용

[충청타임즈] 충북에서 활동하는 A변호사는 월말이 가까워지면 숨이 콱콱 막힌다. 한 달에 수임하는 본안사건이 고작 1~2건에 그치면서 직원 월급 맞추기가 버거운 까닭이다.
올해 상반기 수임한 사건은 10건이 채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사건 수임비가 최저(330만원 정도) 수준이다 보니 사무실 임대료 내기조차 힘에 부친다.
근근이 사무실을 운영하며 매월 평균 500만원 가량을 챙겨가지만 살림은 빠듯하기만 하다.
A변호사에게 넓은 고급아파트에서 살며 고급 승용차를 굴리는 '잘나가는' 변호사의 생활은 그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동경의 대상이다.
'최고의 전문직'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변호사들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다.
충북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협회 소속 회원(210명)의 평균 사건 수임 건수는 형사사건 5건, 형사 외 민사·가사 등 본안사건 9건이다.
지난해 상반기 역시 형사 5건, 본안 8건, 하반기는 형사 6건, 본안 9건이다.
6개월 단위로 수임 건수를 집계하다 보니 사실상 변호사 1명당 한 달에 형사 사건은 1건, 본안사건은 1.5건 정도 수임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사건수임 영업은 여러 명의 사무장에 맡기고 서류 검토와 재판 준비에만 전념하는 변호사는 대형 로펌 소속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직접 발로 뛰며 사건을 수임하거나, 경비 절감을 위해 아예 사무장을 두지 않는 변호사도 부지기수다.
실제 서울 등 타지에 주사무소를 두고 충북에 분사무소를 둔 법무법인은 24곳으로, 이 가운데 2~3곳 정도만 사건수임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의 대형 로펌이 대전과 청주 사건을 '싹쓸이'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같이 공급과잉에서 파생된 출혈경쟁에서 밀린 변호사들은 생활고를 겪고, 급기야 그들의 기본적 직업의식까지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충북에서 최근 2명의 변호사가 등록이 취소됐다.
B변호사는 공범과 함께 전남 광양의 한 병원을 인수할 것처럼 피해자를 속여 2억7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B변호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무실의 임대료나 직원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C변호사 역시 정확한 등록 취소 사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사건을 수임하고도 일을 하지 않고 의뢰인에게 돈까지 빌려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률시장에서의 공급은 정해져 있고, 수요는 감소 추세를 보이는 탓에 생활고에 시달리는 변호사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셈이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법률시장은 포화 상태인데 로스쿨 출신 변호사까지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변호사들도 생활고를 걱정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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