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맞으면 막을 수 있다
사춘기 초기 15~17세 3회 접종하면 예방 탁월
조기 진단 중요… 연 1회 산부인과 검진 필수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에 발생하는 암으로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흔한 여성암이었다. 10년 전 기준 연간 약 6000명 정도 발생했다. 40대 후반 나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성 접촉이 활발한 젊은 연령층에서도 흔히 발병하고, 전암 단계에서 암으로 발전하는 기간이 5~10년이 소요되기에 조기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 완치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해 1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자궁경부암은 대부분(99.7%)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감염으로 발병된다. 인유두종은 이름대로 사람 유두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남성 포함)이 어릴 적부터 손가락 발가락 등 피부에 사마귀(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가 있어 이 바이러스의 감염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100종류 정도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감염 후 사마귀가 발생해도 치료 없이 그냥 두면 면역력이 좋아지면서 6개월에서 2년 내로 없어지는 일반적 양성 바이러스 질환과 비슷한 질환이다.
그러나 암으로 진행되는 고위험군 바이러스가 있는데 16번과 18번이 가장 중요하며, 70% 이상의 자궁경부암에서 발견된다. 이 외에도 31, 33, 35, 39, 45, 51, 52, 56, 58, 59, 66, 68, 82번(15개 종류)이 있으며 26, 53, 66, 67, 69, 70, 73번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10명 중 1~2명이 성 접촉으로 인한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있고, 남성은 10명 중 1명이 감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조기 검진이 중요= 자궁경부암은 전암 단계가 있어 처음부터 증상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고, 진행된 경우에도 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을 위한 산부인과 검진이 매우 중요한 대표적인 질환이다.
진행된 자궁경부암의 대표적 증상은 질출혈인데 암세포의 혈관들이 증식되기에 나타난다. 질출혈이 있다면 빨리 산부인과 병원에 오면 치료가 가능한데 불규칙 생리로 오인하거나 여성의 은밀한 부위라 늦게 병원에 오면 이미 진행된 경우도 있다. 드물게 질 분비물이 증가하거나 골반통, 요통, 체중감소 같은 전신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암=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 백신은 자궁경부암이나 인유두종으로 발생하는 질환의 예방이 가능하다. 2006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세계 최초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승인했고, 2007년부터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16, 18번만 예방해 주는 2가 백신인 서바릭스(GSK 글락소스미스클라인)와 6, 11, 16, 18번을 예방해 주는 4가 백신은 가다실(MSD, Merck Sharp & Dohme Corp.)이 있고, 기존 4가 백신인 가다실에서 5가지 유형(31, 33, 45, 52, 58)이 추가된 9가 백신 가다실9(MSD)는 2016년에 국내 출시됐다.
가다실9는 만 9~45세 여성, 만 9~26세 남성이라면 접종할 수 있고, 자궁경부 외음부 질 항문암의 96.7%의 암을 예방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국내 백신 접종 현황과 권장 지침=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첫 성 경험 연령은 20세 전후로 추정되며, 최근에는 더 이른 시기에 성 경험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예방 접종 후 안정화 시기와 감염을 고려할 때 백신 접종은 일반적으로 성 경험을 갖기 전인 사춘기 초기(15~17세가 최적)에 3회 맞는 것이 가장 좋다.
외국은 9세에 예방을 시작하는 것으로 권고하고, 우리나라도 만 12세 여성에게 국가 백신 사업으로 무료 접종해 주고 있다. 이때는 항체가 잘 생기는 시기라 0개월 한 번과 6개월 후 합계 2번을 접종한다. 또한 의사의 판단과 권고에 따라 여성은 45세까지 또는 55세까지도 맞을 수 있다. 여성은 60세까지도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백신의 예방효과 지속 기간이 10~15년임을 감안하면, 45세까지 접종해도 효과적이라는 추론이다. 권고사항은 아니지만 지금은 백세시대라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자궁경부암 발병 우려가 있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여성이라면 더 늦은 나이에도 예방접종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9~26세 남성에 대해서도 콘딜로마 예방 목적으로 접종을 승인받았고, MSD 측에 따르면 2008년 16~26세 남성을 대상으로 가다실이 네 가지 인유두종 바이러스 유형으로 유발되는 남성 외음부 병변(생식기 사마귀, 항문암, 음경암 등)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다실은 항문암을 78% 예방하는 것으로 보고됐고, 이를 근거로 201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항문암 예방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했다.
최근 정부에서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의 획기적 암 예방 결과에 남녀 모두 12세부터 가다실9 무료 접종을 기획 및 시행하려 했다. 다만, 아직 예산 부족으로 가다실9 및 남성은 보류 상태지만 조만간 가다실9와 남성도 국가 예방정책에 포함될 전망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는 이미 우리나라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연구와 경험을 통해 인정받았다. 실제로 예방접종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현장에서 자궁경부암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아직도 대다수 성인 여성과 남성이 예방접종이 되지 않은 상태라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과 늦은 나이에도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인한 여러 가지 암을 예방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의료계는 사랑하는 자신과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위해 인유두종 예방백신을 개인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꼭 접종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도움말=이천준 창원파티마병원 산부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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