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음악·커피 어우러진 힐링공간 ‘베토벤하우스’ [즐기자! 웰니스 인천Ⅱ·(1)]

김희연 2025. 7. 2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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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 반하고, 소리에 홀리고, 향기에 취하고… ‘운명’이었다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인천시 중구 용유서로에 위치 총 3개동… 입구부터 ‘노출 콘크리트’ 독특
야외 무대와 반려견 동반좌석·산책 공간에 다양한 오브제 그림액자 전시


불후의 작품을 수없이 남긴 베토벤에게 따라붙는 수식어가 두 개 있다. ‘천재 작곡가’ 그리고 ‘지독한 커피광’이다. 밥은 굶어도 커피는 거르지 않았던 베토벤은 매일 아침 원두 60알을 꼼꼼하게 센 뒤 핸드밀로 갈아서 커피를 내려 마셨다고 한다. 생활비의 4분의 1을 오롯이 커피 원두를 사는 데 썼다는, 모든 음악가 중 가장 커피를 사랑한 베토벤의 정신을 기리며 만든 공간이 인천에 있다. 인천시 중구 용유서로 2번길 11에 위치한 힐링 공간 ‘베토벤하우스’(Beethoven Haus)다. 이곳에서는 건축, 음악, 커피를 동시에 즐기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 선과 면의 조화, 베토벤하우스의 ‘건축’

인천 중구 용유동에 위치한 음악 힐링 카페 ‘베토벤하우스’ 전경. 노출 콘크리트와 통유리창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2025.7.18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음악과 커피가 있는 감성 공간이지만, 베토벤하우스에 다다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해외 박물관인지 카페인지 모를 정도로 기하학적인 모습의 건물 외관이었다. 입구부터 이어진 ‘노출 콘크리트’ 질감의 벽면은 독특한 느낌을 줬고, 직선인 듯 곡선으로 이뤄져 마치 음악 선율을 표현한 듯한 느낌도 받았다. 총 3개 동으로 구성됐는데, 베토벤하우스 남우선(59) 대표는 “위에서 보면 그랜드피아노 모양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베토벤하우스는 설계와 건축에 4년이 걸려 완성된 하나의 ‘작품’이었다. 카페 내부로 들어가니 입구 바로 옆에 베토벤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았다. 내부가 생각보다 더 트인 느낌이었는데, 곳곳의 통유리창을 통해 외부 경치가 그대로 보이기 때문이었다. 기자가 베토벤하우스를 방문한 지난 18일은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며 흐린 날이었는데, 그 또한 운치 있었다. 날이 좋을 때는 시간대에 따라 색다른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베토벤하우스 입구에 설치된 베토벤 조형물. 2025.7.18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카페 계산대를 지나 건물 밖으로 향하는 문을 열고 나서면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도 있었다. 야외 공연이 예정된 무대,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야외 좌석, 작은 소녀 동상이 서 있는 호수 등 음악을 들으며 산책할 만한 공간이 곳곳에 마련된 모습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 여느 카페와 다름없어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곳곳에 남 대표가 직접 구매하거나 제작한 오브제, 베토벤 초상을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그림 액자가 전시돼 특별함을 줬다.

오디오 설비·1만여장 음반 컬렉션 갖춘 ‘뮤직홀’ 입장권 1만5천원에 구매
모든 커피 ‘최상급 스페셜티’만 취급… 내달부터 토요일 치유 음악회 계획
남우선 대표 “위에서 보면 그랜드 피아노 모양… 국내에 3곳 더 만들고파”


■ 몸을 감싸는 음질, 베토벤하우스의 ‘음악’

베토벤하우스의 하이라이트 공간인 ‘뮤직홀’ 모습. 6m에 달하는 층고와 각종 최고급 장비 덕분에 입장객들은 압도적 음향으로 음악과 커피를 즐길 수 있다. 2025.7.18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아름다운 외관은 베토벤하우스의 자랑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음악’이다. 대구MBC 편성제작국 국장으로 퇴임한 남 대표는 클래식 방송 전문 연출가이자 클래식 해설가, 오디오 평론가였다. 오디오 전문 잡지에 13년간 고정 필진으로서 클래식과 오디오 비평을 게재할 정도로 조예가 깊다. 베토벤하우스에 설치돼 있는 각종 스피커 등 오디오 설비, 1만여장의 음반 컬렉션은 모두 남 대표가 오랜 기간에 걸쳐 수집해 개인 소장하던 것들이다.

남 대표는 “나는 그동안 ‘집보다 음악’이었는데, 처음으로 주택을 짓고 살고 싶어 알아보던 중 후배가 ‘음악카페도 그 안에 같이 조성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줬다”며 “오랜 고심 끝에 1·2층엔 음악카페, 3·4층은 주택으로 설계해 2017년 겨울 오픈했던 것이 바로 대구 베토벤하우스였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등이 겹치면서 적자 상황을 버티다가 그 건물을 처분하고 새로 시작하고자 찾은 곳이 바로 인천이다. 인천 베토벤하우스는 전보다도 더 음악과 커피, 건축 모두 신중을 더해 오픈했다”고 했다.

남 대표가 음악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는 베토벤하우스 하이라이트 공간인 ‘뮤직홀’을 보면 알 수 있다. 층고 6m, 약 321㎡(70평) 규모의 이 공간은 따로 구매한 입장권이 있어야 입장 가능하다. 주철 음향 파이프와 각종 앰프, 스피커, 턴테이블 등 최고급 오디오 장비가 갖춰진 이곳은 입장객이 오페라, 팝, 뮤지컬 음악, 가요 등 모든 음악을 커피와 함께 압도적 음향으로 즐기도록 돕는다. 매일 오후 1~3시엔 원하는 음악도 신청할 수 있어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최고의 장소다.

뮤직홀 입장권은 1만5천원으로, 구매한 날은 얼마든지 출입이 가능하다. 평일 뮤직홀 입장권을 구매하면 음료 5천원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뮤직홀 외에 일상 공간에도 천장에는 남 대표가 손수 선택한 스피커들이 달려 있었다.

■ 비교 불가 원두, 베토벤하우스의 ‘커피’

베토벤하우스 베이커리 공간 모습. 남우선 대표의 아이디어로 유리창에 베토벤을 비롯해 유명 아티스트의 모습을 캐릭터로 그렸다. 2025.7.18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음악과 건축이 돋보이는 공간이지만, 카페로서 베토벤하우스의 ‘커피’도 빼놓을 수 없다. 남 대표는 음악 전문가지만, 20여년을 커피에 몰두한 또 다른 ‘커피광’이기도 하다. 그는 경기도 커피축제 ‘K-커피 어워드’(K-Coffee Award) 심사위원뿐 아니라 이탈리아 국립 바리스타, 커피비평가협회 로스터·커피테이스터 1급 전문가, 카메룬 바멘다대학 커피과학연구소 커피마스터 등 커피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력을 지녔다. 그는 베토벤하우스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고 있다. 남 대표는 음악 못지않게 커피에도 공을 들이고, 성급하게 다루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신한다. 카페 개업을 위해 빠르게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직원들을 채용해 문을 여는 카페들도 종종 있는데, 남 대표는 커피를 오래 연구하고 공부한 노하우를 직원들에게 교육한 뒤 현장에 투입했다. 모든 커피는 ‘커머셜 그레이드’가 아닌 ‘최상급 스페셜티’만을 취급하는데, 매일 아침 바리스타 교육을 남 대표가 직접 맡아서 하고 있다. 베이커리 역시 좋은 재료만을 선별해 매일 굽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 중구 베토벤하우스 전경. 노출 콘크리트와 기하학적 구조가 눈에 띈다. /베토벤하우스 제공


베토벤하우스는 커피와 음악이 있는 ‘힐링 공간’답게 오는 8월부터는 매주 토요일 뮤직홀에서 ‘웰니스 치유 음악회-클래식 레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해설이 곁들여진 클래식 집중 감상회로, 음악에 관심 있는 방문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예정이다. 또 매달 1회 ‘라이브 살롱 음악회’를 열어 방문객들이 커피와 빵, 라이브 공연을 함께 즐기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남 대표는 “비용과 시간, 노력을 전부 갈아 넣는 것을 보고 누군가는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하지만, 나는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한다’고 답한다”며 “외국 사례를 보면 이렇게 공들여 ‘문화적 아이콘’으로 제대로 조성한 공간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이 찾는다. 대충 지은 건물과 콘텐츠는 얼마 안 가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길 것”이라는 신념을 밝혔다. 그는 “대구에 다시 베토벤하우스를 준비 중이며, 앞으로 국내에 이런 공간을 3곳은 더 만들고 싶다”고 했다.

베토벤하우스에서 커피와 빵을 주문하는 공간. 계산대 끝에는 외부 산책로로 향하는 문이 있다. 2025.7.18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김희연 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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