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보신탕은 옛말… “이젠 염소탕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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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인 20일 경기 성남 모란시장.
모란시장 인근 염소탕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원래 여기서 30년 동안 보신탕만 팔았는데, 어쩔 수 없이 메뉴를 바꿔서 장사하는 것"이라며 "보신탕 단골 손님들이 사라져서 매출에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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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개고기 시장, 염소거리 변신
매장에 손님들 북적… 노상 식사도
인근 보신탕집은 빈 테이블 ‘썰렁’
2025년 2월까지 개사육장 40.5% 폐업
초복인 20일 경기 성남 모란시장.
부산 구포시장, 대구 칠성시장과 함께 ‘전국 3대 개고기 시장’으로 불리던 이곳 가축거리에는 ‘모란흑염소특화거리’라는 새로운 간판이 내걸렸다. 지난해 개식용금지법이 시행되면서 대표적인 보신탕 거리였던 이곳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염소탕을 먹던 김신우(63)씨는 “초복을 맞아 기가 허할 때 먹으면 좋다고 해서 염소탕을 먹으러 왔다”며 “예전에는 여기서 보신탕을 많이 먹었는데, 이제는 파는 곳도 거의 없고 염소탕이 맛이 비슷해서 그냥 먹는다”고 했다.

10개 테이블 중 절반 정도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그나마 복날이라 손님이 있는 편”이라고 했다. 메뉴판에는 보신탕 외에도 염소탕, 닭백숙 등이 함께 적혀 있었고, 실제로 손님들 중에는 보신탕 대신 닭백숙을 주문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염소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8349t으로 전년(6180t) 대비 35% 늘었고, 올해도 5월까지 이미 3857t이 수입돼 지난해 수입량을 넘어섰다. 반대로 개 사육농장은 빠르게 문을 닫고 있다. 개식용금지법이 시행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개 사육농장 1537곳 중 623곳(40.5%)이 폐업을 결정했다.
보신탕을 팔아온 가게 사장들의 한숨은 깊다. 모란시장 인근 염소탕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원래 여기서 30년 동안 보신탕만 팔았는데, 어쩔 수 없이 메뉴를 바꿔서 장사하는 것”이라며 “보신탕 단골 손님들이 사라져서 매출에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폐업하는 업주들에게 철거비와 재취업수당을 지원하고 있지만, 상인들은 “저리 대출을 1∼2년 안에 갚아야 한다니 결국 빚만 생기는 것”이라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성남=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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