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현미 아마추어 사진작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사진 지향”

김경희 2025. 7. 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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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부산사진대전 대상 수상
자녀 독립 계기 취미로 사진 시작
평생교육원 강의와 책으로 독학
“더 아름다운 장면 많이 찍을 것”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감정을 찾아내 담을 수 있는 사진을 하고 싶습니다. 삶의 틈에서 마주친 작고 진한 순간들을 기록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2일 제36회 부산사진대전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게 된 성현미 씨는 ‘사진작가는 세상이 미처 알지 못했던 근사한 것을 발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또 “사진은 찾아내는 것이라고도 하듯이, 인생은 주인공도 있지만 그늘 속에서 망설이거나 조용히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면서 “어둠 속의 조용한 시선에 눈길을 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그는 2010년께 사진에 발을 들였다. “평소 지인들의 사진을 찍어줄 때마다 ‘사진이 참 마음에 든다’ ‘앞으로도 나는 현미 씨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할 거예요’ 등의 말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자신이 찍어준 사진에 대해 좋은 반응을 들으니, 더 잘 찍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그는 기왕이면 사진에 대해 제대로 배워보자고 마음 먹었다.

그때부터 성 씨는 부경대학교 평생교육원 사진교실에서 2년간 사진 관련 강의를 들었다. 이후에는 부산의 유명 사진 전문가들에게 따로 배우거나 고은사진미술관 등에서 사진에 몰두했다. 혼자 책을 보며 공부한 시간도 길었다. 출사를 다니기 시작하고 작품이라고 할 만한 사진들을 내놓으면서 2016년에는 (사)한국사진작가협회 부산지회 회원으로 입회했다.

그는 “사실 저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젊었을 때 관심은 온통 가족과 아이들 뿐이었다”면서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서울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다 키웠구나 생각이 들 때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다큐 형식의 사진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 컷의 사진이 현장의 많은 것을 설명해주는 것 같은 그런 사진 말이다. 좋은 사진을 건지는 법에 대해서도 “아무 의도 없이 막 찍는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찰나의 순간을 잡은 장면들을 잠시 뒤 확인해보면 내가 보기에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잘 나온 사진이 있게 마련이다”면서 “이번 부산사진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도 그렇게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성 씨의 대상 수상작 ‘window’(창문)는 지난해 방글라데시 여행 속 한 장면이었다. 기차역 플랫폼에 서서 정차한 열차 한 칸을 담아낸 것인데, 왼쪽 창문에는 노인과 중년 남성이 카메라를 강렬하게 응시하고 있고 오른쪽 창문에는 붉은 색 화려한 옷을 입은 젊은 여성이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성 씨가 주목한 것은 젊은 여성 뒤 검은 배경 속에 묻힐 뻔한 검은 히잡을 쓴 여인이었다. 그는 “종교적 탄압과 억압 속에 사는 아랍 여성들도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찬 평범한 청춘이고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여인의 눈빛이 특히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조화로우면서도 상반된 구도, 잘 담긴 인물의 표정과 전체적인 색감 등이 심사위원들에게 호평을 얻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 씨는 지난해 제35회 부산사진대전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았고, 그 전에도 다수의 공모전에서 입상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여러 수상작 중에서도 2017년 열린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중국 캄 지방의 데게 바르캉(인경원)에서 인쇄공들이 목판으로 불경을 인쇄하는 모습을 입체감 있게 촬영한 ‘만족’이라는 작품이었다. 그는 “당시 은상의 영예와 함께 대한항공 전 노선 왕복 항공권 2매를 부상으로 받았는데, 덕분에 스위스를 다녀왔던 게 아직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면서 “스위스에서 찍은 사진들은 당시 잡지 예술부산의 여러 면을 장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성 씨는 “앞으로 아마추어 사진계에서 발을 빼기가 더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라서 큰 상으로 응원과 격려를 받은 만큼 더 부지런히 출사를 다니면서 더 아름다운 장면을 담아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성 씨의 작품을 포함한 제36회 부산사진대전 수상작은 22일부터 4일간 부산시청 제1·2·3전시실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