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진숙 날리고 강선우 살리기?... 이 대통령 '두 명이냐, 한 명이냐' 결단만 남았다
여당선 '이진숙 낙마' 현실론 확산
與 의원 "이진숙 자진사퇴" 공개 촉구
현역 강선우 살리기 위해 전략 선회?
'제 식구 감싸기' 역풍 부담은 고민

강선우 여성가족부·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거취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사실상 이 대통령의 결단만 남은 가운데 여당 내부에선 국민 눈높이를 감안해 '모든 후보자 임명 강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론이 확산하고 있다. 그렇다고 논란이 된 두 후보자 모두 임명을 모두 포기할 경우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있는 만큼, 둘 중 하나를 포기하는 선에서 정리되지 않겠느냐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 대통령, 여야 원대 회동... 장고 거듭
당초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19일쯤 두 후보자 임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간 대통령실은 각종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개별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하나씩 대응하지 않겠다"며 18일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된 이후 종합적 판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19일 "인사청문과 관련한 대통령실 내부 보고 및 관련 후속 논의는 20일 있을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대통령의 고심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20일 "양당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야당의 주장도 직접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의중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로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만나 강 후보자와 이 후보자 거취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 대통령이 최종 결단에 나서기 전에 여야 모두의 입장을 두루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야당은 이 자리에서 두 후보자 지명 철회를 강력 요청했지만, 다만 이 대통령은 즉답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與는 낙마 불가 고수... 대통령 부담 완화 포석
민주당은 장관 후보자를 성급하게 낙마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단 한 명의 낙마도 없다'는 초기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은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 이후에도 "특별히 결격에 이를 정도의 문제는 없었다는 상임위원회 의견을 존중한다"며 "상임위가 요청한 대로 그 결과를 대통령 비서실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낙마 불가'라는 여당의 일관된 입장을 두고 이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외용' 메시지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에서는 모든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야 대통령이 두 후보자를 임명할 때 '당 판단 존중'이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이 둘 중 최소 하나라도 임명을 포기하는 경우라도, '여당의 임명 강행 주장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요구를 대승적으로 수용했다'는 평가를 챙길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민주, 강선우보다는 '이진숙 손절' 기류 강해져
실제 여당 내부적으로도 '최소 1명 낙마는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국민 여론, 대야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다 안고 가기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 후보자보다는 이 후보자가 전문성 측면에서 부적격하다고 보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다. 공개적인 '손절' 요구도 나오는 상황이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가 교육부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진보와 중도를 넘어 교육계 전반에서, 국민 다수로부터 폭넓게 제기되고 있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여당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 요구는 벌써 두번째다.
다만 이 후보자 비토 여론이 커지는 것을 두고 현역 의원인 '강선우 살리기'를 위한 전략적 선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 후보자가 낙마하면 25년 만에 '현역 불패'가 깨지는 등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다. 그러나 강 후보자만 임명할 경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불가피한 만큼, 대통령이 두 명 모두 낙마시키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강 후보자의 경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19일)은 이미 지난 상태다. 다만 이 대통령이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기한 내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는 있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두 후보자 낙마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한 국민의힘은 '읍참마속'만 거듭해서 압박하고 있다. 국회 여성가족위 소속인 한 국민의힘 의원은 "문제 제기를 해도 결국 용산이 임명하면 끝나는 게 현재 인사청문 제도"라며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사실 별로 없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이재명 대통령, 전날 여야 원내대표와 3자 회동... '이진숙 강선우' 의견 청취 | 한국일보
- 26명 사망·실종 '괴물폭우' 끝나고, 35도 폭염 찾아온다 | 한국일보
- [단독] 유골함 외부 이장 때마다 건조기에 말린 대전현충원… 몽땅 물 찼나 | 한국일보
- [단독] "김 여사가 챙겨본다"… 도이치 공범끼리 돈 거래 정황 포착 | 한국일보
- '부정선거론' 모스 탄은 누구인가… "트럼프가 尹 구해 준다는 믿음 전파" | 한국일보
- 40도 비닐하우스에 갇힌 이주노동자들… 휴식은 ‘그림의 떡’ | 한국일보
- 대리 쇼핑에 집밥 대령까지… 선 많이 넘은 '의원님 갑질' 천태만상 | 한국일보
- "이진숙 사퇴 안 하면 범국민 운동 나설 것"…청문회 후 더 커진 교육계의 '불가론' | 한국일보
- [단독] "권성동으로 하달" "여사님께 말씀"... 특검, 통일교 커넥션 정조준 | 한국일보
- 대마초 합법화 후 중독자 25만 명... 암시장 막으려다 더 키운 이 나라는?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