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달러패권↑" vs "금융위기 초래"
미 국채·달러 수요 증가…트럼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공고화"
"감독 없는 유사은행, 금융위기 초래…트럼프 일가에 이익" 비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일명 '지니어스 법(GENIUS Act)'에 서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려 규제의 틀을 마련하는 내용이지만 시장의 반응에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다. 미국의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는 가상자산(암호화폐)인 만큼 '달러 패권' 강화에 활용될 것이란 전망과 트럼프 일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법안으로 전락할 것이란 걱정이 동시에 터져 나온다.

CNN 방송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골자로 하는 '지니어스 법'이 17일 미국 하원에서 가결된 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즉시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는 미국의 자유와 리더십을 되찾고 미국을 세계의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실물자산에 가치를 고정해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자산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발행액과 1대1 비율로 미국 국채나 달러 같은 안전자산을 담보로 보유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늘어날수록 미국 국채·달러 수요가 커지는 셈이다. 국채 수요가 증가하면 단기 국채 금리가 낮아져(국채 가격 상승) 미 정부의 재정적자와 이자 부담도 덜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방식이 미 국채 수요를 늘려 금리를 낮추고 앞으로 수세대 동안 달러의 세계 기축통화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니어스법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적 정의 △발행 절차 △공시 의무 등을 규정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투자·결제 등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틀을 마련하는 내용으로 미국의 자금세탁금지법과 제재법을 준수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미국은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초로 민간 스테이블 코인을 법제화한 나라가 됐다. 이에 따라 은행뿐만 아니라 기타 기관이나 신용조합 등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시장에 뛰어들어 화폐를 대신하는 송금·결제 등 사업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지니어스법을 환영하는 쪽에서는 인터넷 금융환경의 변혁을 기대한다. 비싼 은행 수수료 없이 가상자산으로 국가 간 송금·결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마존이나 월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신용카드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법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코인 감시 권한을 약화하고 관리·감독 권한을 가상자산업계에 더 우호적이었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부여한다"며 "디지털 결제를 선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비전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 법안이 소비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을 합법화함으로써 금융 시스템에 새로운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비판의 주된 논리다. BBC는 "개별 테크기업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 뒤 은행과 유사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은행과 유사한 감독은 받지 않게 되는 셈"이라며 "스테이블코인 회사가 실패할 경우 고객들은 복잡한 파산 절차에 휘말리게 된다"고 꼬집었다. NBC도 "규제되지 않은 수많은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면 또 다른 금융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해충돌 논란도 불거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정부 고위직 5명 중 1명 이상이 가상자산을 보유했고 내각으로 범위를 좁히면 보유자가 3분의 1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5100만달러(709억원) 상당, JD 밴스 부통령은 25만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각각 보유했다.
트럼프 일가족이 스테이블코인을 영위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3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라는 회사는 '트럼프 그룹'이 과반 지분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족들이 공식 임원이나 이사회를 맡은 건 아니기 때문에 회사의 적극적인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수익의 최대 75%가 트럼프 일가에 배당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 통신의 추산에 따르면 트럼프 가족은 지난해 월드 리버티 플랫폼을 출시한 이래로 약 5억달러(6967억원)를 벌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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