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받은 유전자 골라 만든 슈퍼베이비" 美 배아 선별 스타트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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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유전자를 선별해 아이를 낳는 영화 속 이야기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이 시작한 배아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부유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유전자로 계층이 나뉘는 사회적 불평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오키드 헬스'는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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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분석해 질병 가능성 점수화
"유전적으로 축복받은 세대 탄생"
"사회 불평등 심화" 비판 커지는 중

건강한 유전자를 선별해 아이를 낳는 영화 속 이야기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이 시작한 배아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부유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유전자로 계층이 나뉘는 사회적 불평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오키드 헬스’는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외수정으로 만든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 유전자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다. PGT 검사는 우리나라에서도 난임 부부를 대상으로 일부 시행되고 있다. 단 습관성 유산으로 고통받거나 부모가 유전질환이 있는 경우 등에 한해서다.
오키드 헬스가 제공하는 PGT는 그 범위를 크게 뛰어넘는다. 이 스타트업은 “배아에서 세포 단 5개만을 채취해 배아 전체 유전자 정보의 99%를 분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나 비만, 조현병, 당뇨 등 1,200여 가지 질병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한다는 것이다. 오키드 헬스는 이 정보를 점수화해 배아 선별에 참고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제공한다.
오키드 헬스는 2023년 12월 1,200만 달러(약 166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았다. 현재는 미국 내 100여 개 클리닉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WP의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4명의 아이를 낳은 전 뉴럴링크 임원 시본 질리스도 오키드 헬스의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르 시디키 오키드 헬스 창업자는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오키드는 유전적으로 축복받은 세대를 탄생시키고 질병을 피할 길을 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는 유전자 예측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다 보니 관련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오키드 헬스의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도 기술력으로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현재 국내 생명윤리법상 유전자 검사와 편집에 대한 규제가 다른 나라보다 보수적인 편이라 연구에 진전이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오키드 헬스 서비스의 과학적, 윤리적 근거에 대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음은 물론, 자칫하면 ‘현대판 우생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베틀라나 야첸코 스탠퍼드대 교수는 “5개 세포로 유전체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잘못된 선택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앨리슨 브룩스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도 “유전자 선별은 건강을 위한 선택을 넘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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