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목백일홍 피어나는 여름

이혜연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총무팀장 2025. 7. 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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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7월 초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당황스럽다. 외부에 세워둔 차는 숨이 막힐 정도로 뜨거워 앉는 것조차 두렵고, 빨리 퇴근하고 싶은 마음에 성급하게 핸들에 손이라도 대면 화상을 입은 듯 화끈거린다.

작년에도 이렇게나 더웠는지 생각해보니 역시나 더웠던 것 같다. 따갑다 못해 아픔이 느껴지는 햇볕에 양산을 쓰고 팔토시를 해야만 산책을 할 수 있다.

뜨거운 환경에 노출되어 일사병과 열사병으로 사람이 쓰러졌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께 한낮에는 다니시지 마시라고, 더위를 조심해야 한다고 전화 드린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계속되는 폭우에 당황스럽다.

밤새 오는 안전문자와 내리는 비 소리에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전에 근무했던 곳이 생각났다.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갑자기 비가 많이 오면 배수가 되지 않고 역류해 운동장에 금방 물이 차고 인조잔디가 물에 떠다녀 피해를 막기 위해 동동거리던 일이 기억났다.

이번 비로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곳이 많아 안타깝다. 화상 입을 정도로 덥다가 갑작스럽게 내리는 폭우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여름이다.

이런 날씨에도 나무는 초록색 잎을 달고 늠름하게 서 있고, 사과나무는 초록색 열매를 가지마다 매달고 있다. 연못에는 아침저녁으로 하얀색과 분홍색의 연꽃이 피어나고, 초록색 연잎 위 물방울은 한참을 바라봐도 동글동글한 모양이 신기하기만 하다.

봄에는 떼지어 다니는 물고기를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수초와 연잎을 건드리며 자신의 존재를 알릴 뿐이다.

이렇게 여름이 되어야만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이 있다. 바로 목백일홍. 매일 출근하며 지나던 길에서 마주한 목백일홍 한 그루에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나뭇가지에 꽃 한 송이가 아니라 무수히 작은 꽃송이들이 조잘조잘 모여 꽃망울 무더기로 이루어져 백일을 핀다는 목백일홍을 보니 여름이 왔음을 느낀다. 아무리 더워도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는 끊임없이 피고 지는 목백일홍 덕분이다.

사각사각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은 어떠한가? 수박을 잘라 한입 베어 물면 온몸이 시원해지며 갈증이 사라진다. 실온에 둔 수박보다 한입 크기로 썰어 냉장고에 넣어둔 수박은 먹는 재미가 있다. 몸은 덥지만 입안에서는 첫눈이 내린 후 사박사박 눈을 밟으며 때 이른 겨울을 만끽하고 있다.

또 단물이 뚝뚝 떨어지는 달콤한 복숭아도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여름 내 꽃을 보고, 시원하고 단 과일을 먹을 생각에 이 여름이 더 이상 두렵지 않고 기대된다.

달력을 보니 20일이 초복이다. 더위를 이겨내고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복달임 음식을 먹어야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

삼계탕 세트에 나오는 한약재 달인 물에 잘 씻은 닭과 대추, 밤, 찹쌀로 배를 채워 인삼과 마늘을 넣고 보글보글 끓여낸 삼계탕은 더운 여름에 땀을 흘리며 먹는 음식이다. 닭을 먹고 난 후에는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쫑쫑 썰어 닭죽을 먹어도 좋다.

요즘 식당에서는 누룽지 얹은 삼계탕을 팔기도 하는데 누룽지를 먹든 닭죽을 먹든 먹는 사람의 선택이다. 사실 더운 여름에 삼계탕을 끓이는 일은 매우 수고로운 일이다. 하지만 가족들이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꺼이 삼계탕을 끓이곤 하는 것이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폭염으로 단축수업을 하다가 비가 오니 원래 수업시간으로 돌아간 요즘. 다시 오지 않을 여름을 나만의 방법으로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꽃으로, 음식으로, 산책으로, 그리고 운동으로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끊임없이 피고 지는 이 여름날의 목백일홍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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