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새부터 고래까지, ‘생태계의 보고’ 뉴질랜드에서 만나는 야생동물
사람이 살기 전 뉴질랜드는 새들의 땅이었다. 천적이 없던 태고의 자연에서 새들은 하늘이 아닌 땅 위의 삶을 선택했고, 바다 역시 거대한 포유류와 바닷새들의 낙원이 됐다.
지금도 뉴질랜드는 믿기 힘들 만큼 다양한 야생 동물들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다.
특별한 공존이 지속할 수 있도록 뉴질랜드는 ‘티아키 약속(Tiaki Promise)’이라는 국가적 보존 철학을 철저하게 지키며 살아간다.
‘티아키’는 마오리어로 ‘돌보다, 지키다’라는 뜻으로 정부와 지역 사회가 함께 자연의 가치를 보존하며 사람과 야생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뉴질랜드의 상징, 키위새의 귀환

안타깝게도 키위새는 19세기 이후 족제비, 고양이, 개 등 외래 포식 동물의 유입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야생에서의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최근 뉴질랜드 정부와 국민이 모두 힘을 모아 개체수 복원을 위한 장기적인 보호 활동을 펼친 결과, 키위새 보호활동은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세이브 더 키위(Save the Kiwi)’ 보호단체와 지역 환경운동가들이 오랜 시간 준비해온 결과로 지역 주민들 또한 열성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일부 보호 지역에 국한한 서식지를 점진적으로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로토루아에 위치한 ‘더 내셔널 키위 해처리(The National Kiwi Hatchery)’는 매년 130개 이상의 키위 알을 부화시키며 야생에서의 생존률이 5%에 불과한 키위새 새끼의 생존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2000마리 이상의 키위새 부화에 성공했으며 방문객은 가이드 투어를 통해 키위 부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키위 알과 새끼를 보려면 9월부터 3월 사이 부화기 시즌 방문이 가장 적기다.
비수기에는 야행성 키위의 먹이 활동을 관찰할 수 있는 ‘녹터널 하우스(Nocturnal House)’에서 성체 키위새를 볼 수 있다. 모든 입장 수익은 다시 키위 보존 프로그램에 기부한다.
날지 못해도 빛나는, 뉴질랜드 토착 야생조류의 매력

대표적인 종으로는 선홍색 부리를 가진 타카헤(Takahe),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야행성 앵무새 카카포(Kakapo), 호기심 많은 성격으로 반짝이는 물건에 관심을 보이는 웨카(Weka) 등이다.
이 밖에도 남섬의 알파인 지역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케아(Kea)가 유명하다. 모두 독특한 저만의 생김새와 습성을 자랑한다.

웰링턴(Wellington) 인근의 ‘질랜디아(Zealandia)’는 세계 최초의 도시형 생태 보호구로, 울타리 안에서 다양한 야생 조류가 서식한다.
47㎞ 길이의 포식자 방지 울타리 안에 조성된 뉴질랜드 최대의 보호구, ‘생추어리 마운틴 마웅가타우타리(Sanctuary Mountain Maungatautari)’도 조류 관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장소 중 하나다.
카피티 섬(Kāpiti Island)의 ‘카피티 섬 자연 보호구(Kāpiti Island Nature Reserve)’는 내륙 본토에서 사라진 희귀 조류의 보금자리다.
이곳에는 약 1200마리의 개체가 있는 쇠알락키위(Little spotted kiwi), 진한 올리브 색 대형 앵무새 카카(Kaka)와 특유의 안장처럼 생긴 갈색 깃털과 붉은 턱수염을 뽐내는 새들백(Saddleback) 등 수많은 야생 조류가 살아간다.
섬에 머물며 야간 투어를 제공하는 ‘카피티 아일랜드 네이처 투어스(Kapiti Island Nature Tours)’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직접 이 희귀한 야생조류들을 관찰할 수 있다.
‘무해’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뉴질랜드 펭귄

쇠푸른펭귄(Little Blue Penguin)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펭귄으로 무게는 약 1㎏에 불과하다.
남섬 ‘오아마루 블루펭귄 서식지(Oamaru Blue Penguin Colony)’에서는 일몰 무렵, 바다에서 육지로 귀환하는 펭귄들의 깜찍한 귀가 행렬을 관찰할 수 있다.
관람석에 앉아 있으면 수십 마리의 펭귄이 몇 m 앞까지 다가온다. 펭귄들의 둥지나 새끼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낮 시간대 투어도 운영한다.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펭귄의 하나인 노란눈펭귄(Hoiho)은 눈 주변의 밝은 노란색 고리와 특유의 구애 소리로 유명하다.

더니든(Dunedin)의 오타고 반도에 위치한 디오페라(The Opera) 보호구에서 제공하는 가이드 투어는 노란눈펭귄을 관찰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이 곳은 펭귄의 동선과 겹치지 않으면서 관찰이 용이하도록 친환경 참호와 관찰대를 설치, 펭귄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조성했다.
바다를 누비는 거인, 고래와 조우하는 감동

이로 인해 거의 일 년 내내 고래와 돌고래의 관찰 가능하다. 거대한 해양 포유류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이곳을 세계적인 해양 생태 관광지로 만들고 있다.
뉴질랜드는 이러한 생태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고래와 돌고래를 단순한 관광자원이 아닌 보호해야 할 자연 유산으로 바라보며 엄격한 관찰 가이드라인과 보호 정책을 함께 운영한다.
남섬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 북쪽에 위치한 카이코우라(Kaikōura)는 세계적인 고래 관광지로 수심 2㎞에 이르는 해저 협곡에 향유고래와 혹등고래가 먹이를 찾아 몰려든다.
이곳에서는 1년 내내 고래를 관찰할 수 있다. ‘웨일 워치 카이코우라(Whale Watch Kaikōura)’의 투어는 고래 관찰 확률이 95%에 달해 인기가 매우 많다.
지역과 시기에 따라 혹등고래의 구애 장면과 노래를 보고 들을 수 있으며, 새끼와 함께 이동하는 모습 등 생태적으로도 의미있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다.

헥터돌고래는 세계에서 가장 작고 희귀한 돌고래 중 하나로 뉴질랜드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이다.
크라이스트처치 동쪽 해안의 아카로아(Akaroa)가 헥터돌고래 관찰 및 수영 체험이 가능한 대표적인 해양 생태 관광지다.
북섬의 하우라키 걸프(Hauraki Gulf), 베이 오브 아일랜드(Bay of Islands), 베이 오브 플렌티(Bay of Plenty)와 같은 해역에서도 이러한 고래와 돌고래를 만나볼 수 있는 관찰 크루즈와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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