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났는데 안내방송도 없었다"… 67명 사상자 낸 광명 나홀로 아파트
옥상·출입구 우왕좌왕 '아비규환'
방화문·스프링클러조차 미설치
3명 사망·64명 중경상 인명피해

"불이 나서 사람 죽어가는데 안내 방송도 없었어요."
지난 18일 밤 화재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광명시 소하동의 한 아파트. 이곳에서 20일 만난 주민들은 당시의 '아비규환'을 떠올리며 '나홀로 아파트'의 안전 취약점에 대해 지적했다.
나홀로 아파트는 한 개 동만 있는 아파트를 의미한다. 단일 동인 해당 아파트는 화재 이전 45가구가 거주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광명시민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보호소에서 만난 거주민 A씨는 "그간 아파트에서 관리인을 본 적이 없을 뿐더러, 화재 초기 불이 난 사실을 알리는 건물 안내방송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며 "평소 건물 내 비치된 비상 대피 안내도나 조명, 화재경보기, 소화기 등도 아예 없거나 많이 낡았던 만큼 화재 대비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정확한 대피 안내가 없어 사고 당시 옥상과 출입구 둘 중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 혼란을 겪었다고 했다. 아울러 사망자 및 중상자들이 건물 출입구 근처에서 구조됐던 만큼, 정확한 안내가 있었다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화재가 발생하자 관리자 대신 화재 사실을 알리던 주민들이 연기를 흡입해 중상을 입기도 했다.

특히 불이 난 아파트가 현행 건축·소방법만큼 화재 대응 기준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도 나온다. 해당 아파트 내 비상계단에는 연기를 막을 수 있는 방화문조차 없어 옥상으로 가던 주민들이 유독가스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으며, 1츤 주차장엔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는 10층, 연면적 4천50㎡ 의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 건물 규모지만, 2014년 지어지며 현행 화재 안전 대책 기준에 포함되지 못했다.
한 건축업계 관계자는 "나홀로 아파트의 경우 별도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경우가 일부 있어 스프링클러 등 화재 대책이 더 철저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규정·단속 강화 및 적절한 비용 보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건축업자들은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어떻게든 편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3명이 목숨을 잃고 9명이 전신화상 등의 중상을 입었다. 중상자 중 4명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55명이 연기 흡입 등의 경상을 입어 총 6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광명시는 이재민들이 임시 거처로 삼고 있는 광명시민체육관을 대신할 거처를 모색 중이다.
최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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