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곡동 침수 피해, "제진기 고장이 인재"
2010년 이어 세 번째 반복 피해, 주민대책위 구성해 책임 규명 나서

20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일대.
지난 17일 침수로 인해 손상된 가구와 가재도구를 비롯한 쓰레기들이 곳곳에 쌓여 있었다.
골목을 따라 위치한 일부 상가들은 영업을 중단하고, 수해복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침수로 인해 당분간 영업 못합니다. 복구 후 찾아뵙겠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내걸린 카페도 있었다.
바닥 청소를 하던 한 식당 업주는 "바닥에 물을 뿌리며 청소하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흙탕물이 나온다"라며 "피해가 가장 심한 식당은 타일이 손상돼 모두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17일 노곡동에는 시간당 40㎜가량의 비가 내리면서 주택·상가 20곳, 차량 40대가 피해를 봤다. 주민 26명이 고립돼 소방 당국의 구조 보트를 타고 대피했다.

이어 "실외기 3개도 다 잠겨서 지금 임시방편으로 하나만 교체해둔 상태"라며 "우리 가게는 계단이 있어 단차가 좀 있는 편인데도 냉장고가 잠겨서 사흘 치 상품들을 다 폐기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노곡동 주민들과 인근 상인들은 배수펌프장 제진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제진기는 배수장, 하수처리장 등에서 부유물이나 이물질을 걸러내는 장치다.

피해 주민들은 20일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발족하고 인재임을 규명하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대책위에는 현재까지 주민과 인근 상인 20여 명이 동참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침수 이후 구성원을 모으고, 오늘(20일) 사무국장과 위원장을 선출했다. 분소에서 몇 차례 의논도 진행했다"라며 "침수로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데, 대책위 차원에서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지난 18일 배수시설 작동 여부를 비롯해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또 제진기 세척 작업을 실시했다.
한편, 노곡동 일대는 지난 2010년 7월과 8월에도 폭우에 주택과 차량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당시 제진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