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4천만 년 열대우림과 고양이의 도시 보르네오 쿠칭
열대우림으로 뒤덮인 천혜의 자연
보르네오 여행의 베이스캠프 쿠칭
오랑우탄 보고 음악 페스티벌 즐기고
보르네오의 자연을 만끽하는 방법

열대우림의 섬 보르네오를 여행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정글로 들어가 트레킹을 즐겨도 좋고 1998년부터 이어온 열대우림 음악 페스티벌을 즐겨도 좋다. 보르네오 여행 베이스캠프로는 말레이시아 쿠칭이 최적이다. 도시여행과 정글 탐험이 동시에 가능하다. 사라왁주의 주도인 쿠칭은 '고양이의 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정글' '열대우림' 키워드로만 보르네오를 바라보면 어려운데 '고양이의 도시'라고 하면 어쩐지 친근하고 마음이 가벼워진다.
1억4천만 년 열대우림으로 뒤덮인 신비의 섬
보르네오섬은 독특한 곳이다. 그린란드와 뉴기니섬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기가 큰 섬이고 유일하게 3개의 나라가 섬 하나를 공유하고 있다. 보르네오의 열대우림은 약 1억4000만 년의 역사를 지닌 것으로 추정한다. 섬에 인간이 산 것은 약 5만2000년 전으로 본다. 그러니까 울창한 숲이 형성되고 딱 절반이 지나 인류가 처음 이 땅에 흔적을 남겼다.
쿠칭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설이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고양이라는 뜻의 말레이어 '쿠칭'에서 비롯했다는 것. 이곳을 통치했던 제임스 브룩이 배를 타고 쿠칭에 도착했을 때 가이드에게 지명을 물었는데 가이드는 그가 가리키는 게 고양이인 줄 알고 '쿠칭'이라고 말해 도시 이름이 지어졌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이 설에는 큰 오류가 있다. 당시 사라왁에 살고 있던 말레이족은 '쿠칭'이라는 표준 말레이어 대신 '푸삭'이라는 단어로 고양이를 불렀다. 사실관계야 어찌 됐든 쿠칭 사람들은 고양이를 도시의 상징으로 만들고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쿠칭을 '고양이의 도시'로 만들었다.
현지 가이드 자가라이는 "쿠칭은 중국어로 오래된 우물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 오래된 우물은 아직도 도시 한가운데 남아 있다. 아펙콩 사원에 있는 우물이 바로 도시 이름의 유래로 꼽히는 장소다.
쿠칭 도심 볼거리는 사라왁 강 주변에 몰려 있다. 기념품 쇼핑을 하고 싶다면 강변 명소 워터프론트와 마주하고 있는 메인 바자를 추천한다. 지역 특산품 후추부터 다양한 수공예품 등을 살 수 있다. 쿠칭 일몰 명소는 쿠칭 북부와 남쪽을 이어주는 다룰 하나 다리다. 사라왁의 첫 글자인 'S'자 모양으로 만든 다룰 하나 다리에서 인디아 모스크를 끼고 바라보는 풍경이 무척 인상적이다. 보르네오섬 문화와 역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보르네오 컬쳐 뮤지엄으로 향해보자.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박물관으로 전시 공간만 3만㎡가 넘는다. 2022년 3월 팬데믹 기간에 문을 연 비교적 최신식 박물관이기도 하다.

오랑우탄 보고, 페스티벌 즐기는 열대우림 여행
쿠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소는 세멩고 야생센터(Semenggoh Wildlife Centre)다. 총 면적 653㏊(653만㎡) 자연 보호구역에는 오랑우탄을 포함해 긴팔원숭이, 악어 물론 다양한 조류 등 희귀 동식물이 야생센터에서 살아가고 있다. 쿠칭 시내에서 차를 타고 20여 분을 가자 세멩고 오랑우탄 야생센터에 닿을 수 있었다.
오랑우탄을 보려면 하루 딱 두 번의 기회뿐이다. 이곳은 동물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기에 매일 오전·오후 딱 2시간씩만 손님을 받는다. 먹이 주는 시간은 오전 9~10시, 오후 3~4시로 지정했다. "자, 오랑우탄이 오고 있습니다. 삼각대는 절대 오랑우탄을 향하지 않게 아래로 내리고 물병은 가방 안에 숨기세요. 가끔 오랑우탄이 물을 마시려고 물병을 가지고 가기도 합니다."
세멩고 오랑우탄 야생센터의 이인자 에드윈은 나무 평상 위로 올라가더니 바나나 먹방을 시작했다.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 습성대로 평상 위로 연결된 줄에 매달린 채 한 손으로 바나나를 집어 먹었다. 나름 식사 순서도 있다. 우선 바나나를 전부 먹고 배가 차면 후식으로 코코넛 껍질을 야무지게 벗겨 과육으로 입가심을 한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에드윈은 줄을 타고 나무 위로 유유히 사라졌다.
보르네오에서는 음악 페스티벌도 남다르다. '열대우림 월드 뮤직 페스티벌(RWMF)'은 1998년부터 지금껏 한해도 빠지지 않고 열리는 유서 깊은 행사다. 올해는 지난 6월 20~22일 열렸다.
RWMF는 열대우림이라는 무대에 맞춰 친환경을 강조하는 페스티벌로 꾸며진다. 축제장 안에는 플라스틱병 반입이 안된다. 대신 곳곳에 정수기를 설치하고 텀블러를 판매한다. 축제장 근처까지 일반 차량 접근을 막고 쿠칭 시내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RWMF에서는 보르네오 섬의 전통 음악을 기본으로 하고 제3세계 음악을 두루 소개한다. 올해 공연을 펼친 뮤지션의 국적은 태국, 말레이시아, 프랑스, 인도네시아, 모로코, 쿠바, 스페인, 러시아, 미국, 일본, 뉴질랜드 등 20개국에 달했다.
▶▶ 쿠칭 가는 법
한국에서 사라왁주 쿠칭으로 한 번에 가는 비행기는 없다. 말레이시아 항공사 에어아시아가 쿠알라룸푸르 또는 코타키나발루를 경유하는 쿠칭행 비행기를 운항 중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쿠칭까지는 1시간 50분, 코타키나발루에서 쿠칭까지는 1시간 20분이 걸린다. 인천~쿠알라룸푸르는 에어아시아 항공 그룹 장거리 항공사 에어아시아엑스를 이용하면 된다.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은 주 8회 운항 중이다. 인천~코타키나발루 노선은 에어아시아 말레이시아가 매일 운항하고 있다.
※취재 협조=에어아시아, 말레이시아 사라왁 관광청
[쿠칭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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