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바뀐 콘래드 서울 수장 … 힐튼 도쿄 매출 12배 끌어올린 '이 남자'

2025. 7. 2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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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서울 사무엘 피터 총지배인
고객을 잇는 끊김 없는 럭셔리
셰프 협업 통해 F&B 차별화
서울 호텔, 럭셔리 중심 재편

힐튼 최상위 브랜드인 콘래드 서울이 지난달 사무엘 피터 신임 총지배인을 선임했다. 약 8년 만의 변화다. 사무엘 피터 총지배인은 20년 넘게 아시아 주요 럭셔리 호텔에서 근무했다. 여행플러스는 그를 만나 서울의 첫인상부터 운영 철학까지 직접 들어봤다.

스위스 취리히 출생의 피터 총지배인은 호텔리어가 되기 전 스노보드 선수로 활약했다. 실력도 인정받아 스폰서를 받을 정도였고 강사 자격증도 따서 사람들을 가르쳤다. 락스 같은 겨울 스포츠 마을에서 4~5년간 머물며 시즌마다 설원을 누볐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했고 분위기를 이끄는 데 익숙했다. 이후 바텐더와 셰프로 일하며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런 경험이 모여 호텔업으로 향했다. 호텔학교에 진학해 태국서 인턴십을 진행했고 현장에서 눈에 띄면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렇게 연회팀 어시스턴트 매니저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첫 경력지는 태국. 방콕과 여러 리조트를 오가며 10년을 채웠고 싱가포르에서 4년을 근무했다. 전환점은 일본이었다. 객실 가동률이 90%가 넘던 힐튼 도쿄에선 외부 수익 모델을 새로 만들어 연 매출을 12배까지 끌어올렸다. 럭비 월드컵 기간엔 호텔 외부에 케이터링 공간을 열고 하루 3000명 이상을 응대하며 운영 범위를 넓혔다. 다음 행선지는 힐튼 히로시마였다. 호텔 개관과 동시에 G7 정상회의를 포함한 국제 행사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

서울에 도착한 지 3주째라는 그에게 여의도의 첫인상을 묻자 "여의도는 도시 한가운데 있지만 마치 따로 떨어진 섬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공항과 가까운 서울의 글로벌 5성 호텔 중 하나로 인천과 김포 공항 모두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콘래드 서울 입지를 언급했다. 특히 서울의 교통 시스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도쿄에선 긴자에서 신주쿠까지 1시간 반 넘게 걸릴 때가 있는데, 서울은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라며 외국인 여행객 입장에서 봐도 서울은 잘 준비된 도시라고 평가했다.

콘래드 서울의 고객층은 다양하다. 비즈니스 출장객부터 레저 여행객, 그리고 결혼식을 위한 고객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연회장에서는 연간 100건 이상의 웨딩이 열릴 정도로 운영 노하우가 쌓여 있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객실과 윤중로 은행나무에서 모티브를 따온 인테리어는 지역성과 럭셔리를 동시에 담아냈다.

무엇보다 호텔을 구성하는 건 결국 사람이라고 그는 믿는다. "오픈 멤버로 13년 넘게 일하는 팀원들이 많은데 재방문 고객이 많은 것도 이 덕분"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고객을 기억하고 선호하는 객실을 미리 준비해 두는 일은 환대를 넘어서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끊김 없는 럭셔리'라는 표현도 여기서 나왔다. 기억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뢰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기술적 면모도 경쟁력 중 하나다. '킵스(KEEPS)'라는 문자 기반 고객 소통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투숙하자마자 문자로 직원과 연결되는데 앱을 설치할 필요도 없고 실제 직원이 실시간 대응한다.

웰니스는 호텔 운영의 한 축이다. '펄스 에잇(Pulse8)'은 수영장, 필라테스 스튜디오, 실내 골프 연습장이 함께 있는 통합 공간이다. 식음(F&B) 분야에서는 로컬 셰프들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피터 총지배인은 "일본·태국처럼 미쉐린 셰프들과 신메뉴를 만들고 싶다"며 "고객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팀도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서울 호텔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부동산 컨설팅사 존스랑라살(JLL) 코리아가 발표한 '2025년 한국 호텔 투자시장 전망'에 따르면, 서울 내 4·5성급 호텔은 전체 숙박시설 중 30%를 차지할 정도로 고급화 흐름이 뚜렷하다. 2030년까지 약 2800실 럭셔리 호텔이 새로 생기고 2024년 기준 럭셔리 호텔의 객실당 평균 매출(RevPAR)은 팬데믹 이전보다 62% 증가했다. 공사비와 평균 객실 단가가 동시에 오르면서 신규 개발은 중저가보다 고급 호텔 위주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서울이 아시아 고급 관광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가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피터 총지배인은 지금이야말로 서울이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전환기'로 본다. 그는 "K팝과 K드라마 덕분에 전 세계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보여줄 게 더 많다"고 얘기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콘래드란 브랜드의 힘을 지키면서 서울이란 도시의 매력을 호텔 경험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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