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거듭 불인정한 과거사 국가폭력 손해배상, 대법서 확정

김찬우 기자 2025. 7. 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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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삼청교육대 피해자 “국가 배상” 판결 불복한 정부 상고 ‘기각’

항고와 상고를 거듭한 삼청교육대 피해자에 대해 정부가 손해배상하라는 판단이 확정됐다.

최근 대법원 민사2부는 정부가 상고한 국가 손해배상 소송을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삼청교육대 피해자 A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관련, A씨 일부 승소 판결이 유지된 것이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대법원 상고사건 중 헌법이나 법률 위반 등 원심에 특별한 문제나 이유가 없을 때 심리를 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다. 민사나 가사, 행정 사건 등에 적용된다.

앞선 1·2심에서는 배상금 규모 일부가 달라졌을 뿐 모두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최초 제주지방법원은 정부가 A씨에게 2억6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제주지법에 사건이 최초 접수된 2023년 8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 상고를 거듭하는 등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왔다.

국가 배상 책임은 있지만, A씨가 너무 늦게 청구해 관련 법률상 청구 권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삼청교육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힌 노태우 전 대통령 퇴임 후 많은 시간이 흐르는 등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나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 불법행위가 이뤄질 날부터 5년 이내에 청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효가 소멸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정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신군부 독재 시절 삼청교육대 피해자인 A씨에게 손해를 배상하게 됐다. 

확정 판결이 된 당시 2심 재판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A씨의 삼청교육대 피해 사실을 인정하면서 진실규명 결정을 통지한 점을 종합하면 진화위 결정으로 A씨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제대로 인지, 국가 손해배상 청구권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A씨에게 진실규명 결정 통지가 이뤄진 시점으로 계산하면 손해배상 청구권 시효가 아직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하고 배상금 규모만 일부 조정한 것이다.

삼청교육 피해 사건은 1980년 8월 4일, 계엄포고 제13호에 따라 6만여명을 검거하고 그 가운데 약 4만명을 군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수용한 사건이다. 이때 순화 교육과 근로봉사, 보호감호 등을 시행하며 불법 구금과 구타, 가혹행위 등 대규모 인권침해가 벌어졌다.

진화위 등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일선 경찰서별로 분류심사위원회가 구성돼 A~D 등 4개 등급으로 분류됐다. 신군부는 1980년 5월17일 선포된 비상계엄이 확대되면서 같은 해 7월 삼청계획을 입안해 삼청교육대 등을 운영한 바 있다.

1981년 1월까지 영장도 없이 6만755명이 검거됐으며, 이중 B~C등급 3만9742명이 순화를 명분으로 '삼청교육대'에서 교육을 받았다. 피해자 A씨는 'B급'으로 분류돼 근로봉사와 보호감호 등을 거쳐 1982년 12월께 출소했다. 

사회풍토 문란과 사회질서 저해 등을 이유로 민주화 목소리를 내던 학생들도 끌려갔으며, 2007년 노무현 정부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삼청교육대 설치 자체가 위헌이며, 인권 유린 사태가 잦았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노태우 정부는 삼청교육 관련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대법원은 2018년 삼청교육대의 시발점이 된 계엄포고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놓았다. 
삼청교육대 입소확인서. 사진=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