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유족 두 번 울리는 ‘2차 가해’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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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5월14일 서울 여의도에서 A 씨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던 유족 5∼6명을 막아 세우고 "시체 장사" 운운하며 6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욕설을 내뱉었다.
20일 대법원 판결문 열람시스템에서 2014∼2025년 세월호·이태원 참사 희생자 및 유족을 겨냥한 모욕·명예훼손·음란물 유포 사건 1심 판결문 43건을 보면 2차 가해를 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세월호 34명·이태원 10명) 44명 중 33명(75.0%)이 벌금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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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5월14일 서울 여의도에서 A 씨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던 유족 5∼6명을 막아 세우고 “시체 장사” 운운하며 6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욕설을 내뱉었다. 춤을 추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유족들이 오열하는 영상을 눈앞에서 재생해 이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올해 초 A 씨를 모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지난 5월30일 1심 법원이 A 씨에게 선고한 형량은 고작 벌금 300만원이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적 참사 유족에 대한 2차 가해를 수사하는 상설 전담조직 설치를 경찰에 지시한 가운데, 가해자 대부분이 벌금형과 징역형 집행유예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법원 판결문 열람시스템에서 2014∼2025년 세월호·이태원 참사 희생자 및 유족을 겨냥한 모욕·명예훼손·음란물 유포 사건 1심 판결문 43건을 보면 2차 가해를 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세월호 34명·이태원 10명) 44명 중 33명(75.0%)이 벌금형을 받았다.
4명(9.1%)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고, 모욕 혐의로 기소된 4명은 피해자 측이 고소를 취소해 공소기각됐다. 친고죄인 모욕죄는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철회하면 기소할 수 없다.
벌금형 중 절반에 가까운 16명이 초범이고 범행을 반성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150만∼300만원에 그쳤다. 100만원 이하를 선고받은 피고인도 10명에 달했다.
실형이 선고된 것은 2명뿐이었다. 2015년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먹는 모습을 촬영해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올린 이들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이태원 참사 관련 2차 가해 10건 중 7건은 희생자를 성적으로 모욕해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기소된 경우였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2023년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과 함께 성적으로 비하하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B 씨에게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이 지난해 12월 제주항공 참사 직후 희생자와 유족을 향한 조롱과 모욕을 양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월까지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총 1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전문가들은 사법부가 사회적 비극에 대한 2차 가해를 중대범죄로 인식하고 양형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적 트라우마를 남긴 참사를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것이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과 비하, 조롱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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