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무죄’에 임원들 ‘매입’ 러시… 삼성전자 주가 떠오르나
3.9조 규모 자사주 매입 효과
반도체 가격 상승 등도 호재

삼성전자가 최근 자사주를 추가로 사들이기로 하면서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마무리한 가운데, 임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최종 무죄 판결을 전후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선 반영한 충당금에 이어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세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주가 반등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성호 생활가전 선행개발팀 상무는 지난 16일 자사주 100주를 621만원에 매입했다. 윤 상무는 2월에도 100주(573만원)를 사들인 바 있다. 노승남 메모리 지원팀 상무도 지난 8일 자사주 480주를 2942만원에 사들였다.
삼성전자 임원진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지난 3월 임전식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 상무가 80주(437만원)를 사들인 것이 마지막이다. 지난 4월엔 서재홍 영상디스플레이 글로벌CS팀 상무가 보유 주식 667주(3582만원)에 전량 매도하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급반전 됐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4조원대 영업이익에 그치며 ‘어닝 쇼크’를 냈지만, 이는 반도체 재고 관련 충당금을 선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역으로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반등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 쌓은 충당금 규모를 1조5000억~2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최근 3조9000여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하고 이를 오는 10월 8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작년 11월 발표한 ‘1년 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분할 매입’ 계획의 일환이다.
이번 매입 자사주 중 1조1000억원은 임직원 상여 지급 등 주식보상을 기준으로 하며, 나머지 2조8000여억원은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한다.
여기에 이 회장이 최근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가 확정된 점도 하반기 이후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초대형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중장기 전략뿐 아니라 등기이사 재선임과 컨트롤 타워 재건, 반도체 사업을 위한 강도 높은 쇄신 등이 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5만원 선에 그치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6만원 선을 회복했으며, 최근엔 4거래일 연속 상승해 18일 6만7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작년 9월 9일(6만7500원) 이후 최고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무죄가 확정됐다는 것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주요 사업군의 리더십에 그만큼 관여할 여지가 커졌다는 얘기”라며 “내부에서도 기대감과 함께 함께 긴장의 분위기가 흐르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이 평균 5~1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을 위한 요건으로 메모리 회복과 파운드리 부문 적자 탈피를 꼽고 있다. 특히 5세대 이후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엔비디아 수주가 언제쯤 이뤄지는 지가 관건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조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적 효과와 향후 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을 기대한다”면서도 “글로벌 가속기 산업에서의 구매 주체들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단일 공급망 체제에 의존하고 있다. 유일한 대안은 HBM의 경쟁력 회복”이라고 진단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향 인증 여부가 여전히 과제지만 비 엔비디아 진영에서의 인증 성과가 확인되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파운드리에서도 가동률 상승에 따라 점진적 적자 축소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올 2분기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충당금을 미리 잡은 것으로 하반기부터는 건전한 이익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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