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선우 성대 수업계획서 보니…‘중간고사 안내도 안하고 선거운동 갔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성균관대 겸임교수로 일하던 2017년 1학기 학부 강의를 불성실하게 진행했다는 추가 증언이 확인됐다. 강 후보자의 당시 강의계획서를 보면 애초 대면 강의를 계획했으나 대선 캠프 합류 등 정치 활동을 위해 교수로서 약속한 소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강 후보자가 2017년 1학기 성균관대에서 개설한 소비자가족학과의 ‘비교가족문화론’ 강의계획서를 보면 당시 강 후보자는 대면 수업을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 후보자는 강의계획서에 3월3일부터 6월16일까지 매주 금요일 3시간씩 수업을 진행하며, 출석 및 참여 100점·중간고사 200점·연구보고서 300점을 기준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또 강 후보자는 강의계획서에 “4월14일에 중간고사에 대한 세부 사항을 안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학생 제보 등을 종합하면 강 후보자는 5주차 수업부터 결강하고 4월14일에는 음성 녹음으로 수업을 대신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자의 강의계획서에서는 중간고사 대체 과제 질문으로 ‘동성애자는 자신의 성적 지향을 바꿀 수 있는지, 동성애자는 만족스러운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지 등을 교재 내용을 바탕으로 서술하라’ ‘결혼의 수단으로 동거를 선택하는 것과 선택하지 않는 것의 장단점을 비교하라’ 등이 포함됐다.

당시 수업을 들은 학생 A씨는 통화에서 “교수님을 처음에 몇 번 봤고 한동안 수업이 안 됐는지 붕 뜨는 시간이 있었다고 기억한다”며 “어느 날 다른 교수가 와서 ‘그분(강 후보자)이 이제 수업을 안 하시게 됐다. 좋은 곳으로 가게 되셨다’고 언급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좋은 곳’이 어디인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고 강 후보자가 민주당 대변인실로 간다는 내용을 봤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2017년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부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강 후보자가 수업을 그만두며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했는지에 대해 A씨는 “대면 공지는 확실히 없었다. 메일이 왔었는지는 잘 기억 나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교수가 학기 중에 그만두는 게 의아했다”고 했다. 앞서 같은 수업을 들은 또다른 학생 B씨는 “시험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4주 동안 수업을 안 하시고 무단으로 결강하면서도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며 학교 측에 문자로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수업은 수강생 20여명을 대상으로 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성균관대 강좌 정보 홈페이지에는 2017년 1학기 수업을 강 후보자가 아닌 이모 교수가 진행한 것으로 기재돼있다. 변경된 수업계획서를 보면 강 후보자가 기존 수업계획서에 기재한 주차별 수업 계획 내용과 평가 계획이 그대로 반영돼있고, 교·강사명만 이모씨로 바뀐 것이 확인된다.
강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7년부터 성균관대에서 겸임교수로 근무’했다고 표기하고 있다. 조기 대선을 마친 뒤에는 2017년 12월부터 방송콘텐츠진흥재단에서 2년간 상임이사로 근무했다. 두 이력은 국회에 제출한 여가부 장관 인사청문 자료에는 모두 빠져있다.
강 후보자는 사우스다코타 주립대 조교수로 재직하던 2016년 봄학기에도 학기 도중 총선 출마를 위해 귀국하며 수업 방식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여가부 인사청문준비단은 강 후보자의 사우스다코타 주립대 및 성균관대 교수 시절 수업 결강 의혹 등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내지 않고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151101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111708001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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