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법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4)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자를 처벌한다(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1항 제11호, 제48조 제1항). 정보통신망법은 위 죄의 주체를 "누구든지"로 규정하여 주체의 제한이 없는 비신분범으로 하고, 고의 이외의 목적 등의 주관적인 구성요건요소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있다. 위 죄는 이용자의 신뢰 내지 그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자체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위 규정상 접근권한을 부여하거나 허용되는 범위를 설정하는 주체는 그 정보의 주체가 아니라 서비스제공자가 되고, 따라서 서비스제공자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아닌 제3자가 정보통신망에 접속한 경우 범죄 성립 여부는 서비스제공자가 부여한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업무상 알게 된 직속상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직속상관이 모르는 사이에 군 내부전산망 등에 접속하여 직속상관의 명의로 군사령관에게 이메일을 보낸 경우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도870 판결). 이 외에 메신저 대화 내용을 몰래 복사하기 위하여 직장동료가 자리를 비운 사이 동료의 컴퓨터에 침입한 경우(대법원 2019. 1. 3. 선고 2017도15226 판결), 타인의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한 경우(대법원 2005. 11. 25. 판결 2005도879 판결) 등도 침입에 해당한다.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한 자를 처벌한다(정보통신방법 제71조 제1항 제14호, 제49조). 위 범죄는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보호 대상으로 하므로, 그렇지 않은 개인정보나 금융정보 등에 대한 침해는 위 죄가 성립하지 아니하고,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라 처벌된다. 위 죄의 정보 훼손은 형법상 손괴죄(제366조)에 포함된 컴퓨터 범죄에 상응하는 것이고, 침해ㆍ도용 또는 누설은 형법상 비밀침해죄(제316조 제2항)에 포함된 컴퓨터 범죄에 상응하는 것이다. 다만 형법의 컴퓨터 범죄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 즉 이미 기록된 것만을 보호하는 반면, 위 죄는 전송 중이거나 현재 처리 중인 정보 및 비밀도 보호한다는 점이 구별된다.
위 죄도 법문상 "누구든지"로 되어 있어 주체 제한이 없는 비신분범으로 규정되어 있다. 다만 비밀누설 부분은 정보통신망법에 의하여 처리ㆍ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등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취득한 사람이나, 그 비밀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취득된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 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알려주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576 판결). 정보는 훼손행위를 금지하는 반면, 비밀은 침해, 도용, 누설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의 개념보다 비밀의 개념을 좁게 해석하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7309 판결). 이러한 입장에 따라 정보통신망에 보관된 급여명세서는 비밀에 해당하나, 인터넷에 공개된 전화가입자의 전화번호는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6도6389 판결,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도9259 판결).
위 제71조 제1항 위반의 범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 이 중 정보통신망 침해에 대해서는 미수범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제71조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