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영의 국회법슐랭] “헌법으로 막은 비상계엄”…제헌절, 다시 공휴일로?

윤선영 2025. 7. 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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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입법 기능은 국민의 삶과 직결됩니다.

양수란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는 최근 발간한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 필요성과 주요 논점' 보고서에서 "공휴일 재지정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공휴일 증가로 인한 사회·경제적 파급 영향을 고려해야 하지만 오늘날 민주주의의 근간이 된 법치국가의 모법을 제정한 날은 헌법 수호의 필요성에 비춰볼 때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고 국경일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는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공론화해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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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공휴일 제외…5대 국경일 중 유일
22대 국회서만 총 7건 발의…여야 의원 구분 없어
李대통령 “헌법정신 되돌아보는 계기” 검토 주문

국회의 입법 기능은 국민의 삶과 직결됩니다. 좋은 법은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지만 반대의 경우 불편함과 불이익을 초래합니다. 이는 국회의원이 충분한 논의와 신중한 검토를 거쳐 법안을 발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법안들 중 내 삶과 가족, 일터와 사회에 의미가 있거나 울림을 주는 법안을 소개하고 그 필요성과 의의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국회 원내정당 대표 의원들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7주년 제헌절 기념식에서 제헌헌법 전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대한민국 헌법 제정을 기념하는 제헌절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야 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이재명 대통령도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을 검토하라고 주문하면서 국민적 공감대가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2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제22대 국회에서 계류 중인 제헌절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취지의 법안은 총 7건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기상·곽상언·임오경·윤호중·이용우 의원이,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강대식 의원이 각각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제헌절은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 공포를 기념하는 날이다.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과 함께 5대 국경일로 꼽히지만 공휴일이 아닌 날은 제헌절이 유일하다. 제헌절 역시 1949년부터 2007년까지 58년 간 공휴일이었다. 그러나 주 5일제 도입으로 기업들이 생산성 저하와 인건비 부담을 우려하면서 정부는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공휴일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제헌절은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22대뿐 아니라 역대 국회에서 제헌절을 공휴일로 다시 지정하자는 이야기는 꾸준히 나왔다. 내용과 형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2008년 18대 국회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관련 법안 발의가 계속됐다. 발의 건수만 총 16건에 달한다. 헌법 가치와 역사적 의의가 크고 국경일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유급 휴가 증가에 따른 기업 부담과 관공서 휴무로 인한 국민 불편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5인 미만 근로자를 사용하는 소규모 사업장은 관공서 공휴일이 적용되지 않는 등 휴일의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헬기가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12·3 불법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계기로 헌법을 둘러싼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 논의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제77주년 제헌절인 지난 1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경축식에서 “대한민국의 초석인 헌법 공포를 기념하는 역사적 의미가 큰 날임에도 불구하고 5대 국경일 중 제헌절만 유일하게 공휴일이 아니다”라며 “헌법의 중요성과 상징성에 걸맞게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 대통령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난해 12월 3일 군사쿠데타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은 주권자로서의 역할, 책임을 다해 결국 민주 헌정 질서를 회복했다”며 “제헌절을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헌법정신과 국민주권정신을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로 만들면 어떨까 싶다”고 강조했다.

12·3 불법 비상계엄이 발생하기 전 실시한 조사에서도 국민 다수는 공휴일 재지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엘림넷 나우앤서베이가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2%가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양수란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는 최근 발간한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 필요성과 주요 논점’ 보고서에서 “공휴일 재지정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공휴일 증가로 인한 사회·경제적 파급 영향을 고려해야 하지만 오늘날 민주주의의 근간이 된 법치국가의 모법을 제정한 날은 헌법 수호의 필요성에 비춰볼 때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고 국경일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는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공론화해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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