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휴가, 지역 소식 읽으며 ‘집콕 여행’ 떠나볼까
인천의 전통술과 향토음식 소개
영월 명소·축제·생활정보 풍성
사진으로 담은 옥천의 이모저모
전라도 사람·자연·문화 오롯이

지역이 기록하는 지역 이야기. 로컬 매거진이 지닌 가장 큰 가치다. 로컬 매거진은 지역주민에겐 익숙한 삶을 재발견할 기회를, 외지인에겐 낯선 장소와의 새로운 만남을 선사한다. 하지만 여느 상업적 출판물과 달리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좋은 잡지로 손꼽히던 것들조차 발간이 중단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지역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로컬 매거진 4종을 소개한다. 여름 휴가철, 집에서 로컬 매거진을 읽으며 ‘집콕 여행’을 즐기거나 로컬 매거진이 알려주는 명소로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 인천 깊숙이 보기…‘인천 스펙타클’=바다와 육지, 도시와 어촌,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인천. ‘인천 스펙타클’은 2021년부터 매호 다른 주제로 인천을 들여다보는 잡지다. 5월에 나온 5호의 주제는 ‘술술 읽히는 인천의 술’. 인천을 대표하는 막걸리 ‘소성주’부터 새로 생긴 전통주 양조장, 인천 사람들이 찾는 단골 술집과 이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충실히 담았다. 술과 함께 즐기는 맛있는 음식도 빠질 수 없다. 의외의 메뉴는 바로 홍어. 인천 대청도 앞바다는 전라남북도에 이어 국내 홍어 어획량 3위를 차지하는 곳이다. 인천에선 삭힌 홍어가 아닌 생홍어를 주로 먹는다는 점이 독특하다. 여기에 삶은 달걀 위에 오이나 양배추를 얹고 초고추장을 발라 먹는 ‘계란초’, 암탉 뱃속에 있는 알로 끓인 ‘닭알탕’, 뱃사람들이 바다에 버린 못생긴 아귀로 만든 ‘물텀벙’까지 외지인에겐 신기하고 주민들에겐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토음식을 소개한다.

◆ 지역 소식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살기좋은 영월’=군청이 만드는 소식지라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역주민이 전하는 강원 영월의 숨은 명소부터 지역축제, 사람들 이야기, 생활 정보로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충북 제천 주민 전미경씨가 애독자 코너에 “우연히 ‘살기좋은 영월’을 보고 첫눈에 마음을 뺏겼다”고 했을 정도다. 8월1∼3일 열리는 ‘동강뗏목축제’, 7월11일∼9월28일 진행되는 ‘동강국제사진전’, 70년 전 지어진 여관 건물이 사진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한 ‘진달래 사진관’을 다룬 기사는 당장 영월로 달려가고 싶게끔 만든다. 간단한 수어를 배울 수 있는 ‘보는 소리’, 곤충 박사가 영월에 사는 곤충과 채집 방법, 표본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영월 곤충 탐구생활’, 농기구를 활용한 운동법을 알려주는 ‘생활 건강’ 코너가 잡지에 풍성함을 더한다.

◆ 전국 유일 군 단위 월간지…‘월간 옥이네’=2017년부터 매달 충북 옥천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7월호 특집 주제는 ‘사진’이다. 근 50년 동안 한일사진관을 운영해온 조복현씨(77)는 예전엔 흑백사진의 잡티를 컴퓨터가 아닌 연필로 덮어 지웠다고 하며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에겐 향수를, 젊은 세대에겐 새로움을 안겨준다. 학생수가 줄어 예산문제로 졸업 앨범을 만들지 못하는 후배들을 위해 10년째 자비 150만원을 들여 앨범을 만들어주는 임덕현씨(60) 이야기는 흐뭇함을 전한다. 이어 청산면 인정리 자두농가로 향한다. 빨갛게 익은 탐스러운 자두를 기대했건만 3월 이상고온과 뒤이은 냉해로 열매를 하나도 얻지 못한 모습은 기후위기가 우리 삶에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 26년째 이어온 전라도 이야기…‘전라도닷컴’=2000년 10월 웹진으로 출발해 2002년 3월부턴 매달 잡지로 발행되고 있다. 전라도의 사람·자연·문화를 기록한다. 전라도 사투리를 그대로 옮기는 덕에 할머니·할아버지의 정겨운 말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하다. 7월호는 전남 고흥 거금도 특집으로 꾸려졌다. 다시마 양식장, 오천 몽돌해변, 거금도가 고향인 ‘박치기왕’ 김일 선수를 기념하는 김일기념체육관이 등장하지만 중심이 되는 건 역시 사람 얘기다. 다시마값이 내렸다고 하면서도 “웃어야제 어짜 꺼요, 울 꺼요?”라고 말하는 어민 김길영씨(57), 10년을 공들여 담장 전체를 다육식물로 채운 소오자 어매(78), 밤에 마을회관에서 몰래 만나 연애하던 최종용 할배(85)와 아내 노선자씨(83)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덧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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