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 장애인들의 삶 함께하는 공간 만들고파”
중증장애인 아들 키우며 시설·복지 관심
자립 공간 ‘돌청장애인보호작업장’ 설립
이동 편리·접근 용이 석교동 작업장 마련
직업 훈련 넘어 수익 창출·고용 지원 목표
목욕·식사·정년 연장 등 복지서비스도
시설에 지역 명칭 담아 공동체 자리매김
최종 목표는 장애인 전문 요양원 설립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장애인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대전에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돌청장애인보호작업장'을 운영하는 서경원 돌다리청림가사회적협동조합 대표의 인생철학이다. 그의 철학이 담긴 돌청장애인보호작업장은 2021년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장애인과 더불어 지역민과 호흡하며 공동체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장애인 아들을 둔 한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작업장의 모든 이들을 자식처럼 여기며 생활하고 있다. 지역 장애인들은 서 대표의 사랑 속에서 일하고 성장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따뜻한 실천을 행하고 있는 서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Q. 돌청장애인보호작업장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돌청장애인보호작업장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아들 때문이다. 큰아들이 지적장애와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중증장애인인 아들을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인 관련 시설과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작업장을 운영하기 전 충남대병원에서 30여 년 근무했는데, 이 때도 늘 마음 한편에 아들과 같은 장애인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서 내 자식처럼 장애인을 돌볼 수 있는 시설을 직접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도심이 아닌 자연 속에 시설을 짓고 운영하려고 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가장 큰 불편 중 하나가 '이동'이었고 접근성이 중요하다는 현실을 마주했다. 결국 퇴직 후 고향이기도 한 대전 중구 석교동에 시설을 마련해 2021년부터 운영 중이다."
Q. 주요 운영 방식은.
"현재 돌청장애인보호작업장에 있는 근로장애인은 10명, 훈련생은 8명으로 총 18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단순한 직업 훈련이 아니라, 실질적인 수익 창출과 고용까지도 가능한 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빵, 커피, 가방 등 가공품을 생산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빵과 커피는 품질이 좋아 지역민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꽃 배달 유통사업도 시작했다. 빵과 커피를 생산하는 것은 마진이 적어 장애인들에게 높은 인건비를 주기 어려웠다. 꽃 배달은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장애인들에게 보다 높은 인건비를 줄 수 있어 시작하게 됐다."
Q. 직업재활훈련 이외의 복지 서비스는.
"장애인들이 건강하고 위생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목욕관리를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데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자기 관리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 융화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장애인들에게 한 달에 한 번 목욕탕에서 목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유다. 점심도 무료로 제공한다. 식단은 근무하는 장애인들의 의견을 듣고 구성을 한다. 원하는 메뉴가 있다면 적극 반영하기 때문에 만족도도 높다. 또, 원래 60세던 정년을 65세로 연장했다. 장애인의 경우 65세가 되면 요양등급을 받을 수 있는데, 60세부터 노동활동이 끊기면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급여를 받고 생활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정년을 연장했다."
Q. 지역과의 관계는.
"이 시설은 단순히 장애인만을 공간이 아니라, 마을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장애인보호작업장에 석교동이라는 지역 명칭인 '돌다리'에 제 호인 '청림'을 더한 ' 돌청'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공동체가 되기 위함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빵 가격도 1000원이다. 마을 어르신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뛰어나다. 서울 유명 베이커리로부터 전문 기술을 지원받아 만들었기 때문에 지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최종적인 꿈은 '장애인 전문 요양원'을 설립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이 일을 하는 건, 나중에 편하게 눈 감기 위해서다. 내가 죽은 뒤에도 내 아들과 같은 장애인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그 인생의 전 과정을 함께하는 시설을 만드는 게 마지막 꿈이다. 현재 대부분의 요양시설은 비장애인 중심이다. 우리에겐 평범한 침대일지라도 장애인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마지막까지 안전하고 존엄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그곳에서 '무덤까지의 책임'을 완성하는 것이 내 마지막 소망이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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