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 어떻게 지킬 것인가”...대한민국 마지막 교육의원 5인의 제언

박성우 기자 2025. 7. 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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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앞둔 교육의원 제도, "단독 상임위 존치...특례 활용 대안 시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동우, 고의숙, 김창식, 오승식, 정이운 교육의원.

지난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도입된 교육의원 제도가 2026년 6월 30일부로 일몰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존치돼 온 교육의원은 20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교육의원 제도의 일몰은 단순한 폐지를 넘어 제주형 교육자치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교육의원 제도는 직선제를 통해 교육전문가가 정치권과 거리 둔 채 의정활동을 하도록 고안된 제도였다. 그러나 피선거권 제한, 정치와의 거리 유지 실패 등 복합적인 문제로 2010년 전국으로 확대됐다가 대부분 폐지됐고, 제주에서만 명맥을 유지해왔다.

현재 활동중인 제주도의회 강동우, 고의숙, 김창식, 오승식, 정이운 교육의원은 제주는 물론 대한민국의 마지막 교육의원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5인의 교육의원은 관련 제도가 사라짐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전문성과 자치성을 지켜내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교육의원 5인은 입을 모아 '단독 교육위원회 존치'를 기본 조건으로 내세우며, 제주의 교육자치가 후퇴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육위원회 독립에 그치지 않고 교육전문가의 제도적 참여, 특별법 개정 등 제도 보완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강동우 교육의원은 "교육의원이 사라진 이후에도 교육을 감시하고 미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전국 다수 시도처럼 단독 상임위원회로서 교육위원회를 유지하는 것이 교육자치의 기본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국 17개 시도의회 중 15곳은 교육위원회를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안전위원회), 광주시(교육문화위원회)는 타 분야와 병합 운영중이다. 

강 의원은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교육전문가들이 의회에 진입해 제주교육청에 대한 견제와 감시, 미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의원정수가 어떻게 조정될지는 알지 못하지만 상설위원회를 반드시 존치시키는 것이 모든 교육의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고의숙 교육의원은 "교육의원 제도가 일몰된 이후에도 제주가 최초로 실현했던 교육자치의 정신과 특별법에 부여된 특례들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담아낼지가 핵심 과제"라며 "독립적인 교육위원회 구성과 함께, 입법기관으로서 교육자치의 방향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순 일몰되는 것으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그간 교육의원 제도의 성과나 평가를 내부적으로 진행해야 앞으로의 제도개선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제주특별법에는 교육자치 분야 111건, 교육환경 조성 분야 79건, 국제교육분야 92건 등 282건의 특례가 보장됐다. 

오승식 교육의원은 "타 시도의회에서는 제주의 교육위원회를 방문해 벤치마킹하고 배워가는 중인데 깊이 있는 논의 없이 교육의원 제도가 일몰되는 것은 유감"이라며 "독임제 교육감 체제를 견제할 수 있는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처럼 교육위원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상임위원회로 교육위원회가 단독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의원정수 문제만 갖고 고민을 하는데, 그에 앞서 특별자치도가 생기면서 주어진 교육 관련 특례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는 교육의원 일몰만 기다리고 있지 구체적인 대안이 나와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정이운 교육의원도 "교육자치의 선도 모델을 만들기 위해 교육의원 제도를 둔 것인데, 정치권에서 일방적으로 제도를 없애버린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타 시도 사례를 봐도 교육계에 종사하지 않았던 일반 의원으로 교육위원회가 구성된다면 아무래도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임기가 끝나는 교육의원 중 일반 의원으로 출마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거대 두 당의 비례대표 상위에 교육 전문가들을 배치해서 교육에 대한 균형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민을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김창식 교육의원도 "지금까지 교육의원이 큰 문제 없이 제 역할을 했음에도 교육의원 제도를 없애면서 얻는게 무엇인지, 교육자치 강화 방안은 무엇인지 거론된 적도 없었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 적도 없었다"며 "정당을 갖지 않는 사람이 들어와서 제주교육을 감시하고 견제한다는 취지였는데, 앞으로는 교육위원회가 분명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교육위원회의 상임위를 뛰어넘는 교육감 견제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주특별법에 보장된 특례를 갖고 선도적으로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 의회와 교육청 간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방안을 공론화시키고 제주만의 특별한 시스템을 고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배경에서 제주도의회는 '교육자치 특별위원회'를 운영한다.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자치의 성과와 과제, 제도적 측면에서의 교육자치 현황과 쟁점, 지속가능한 교육자치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의회운영위원회를 통과한 결의안은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와 별개로 의회는 '교육의원 및 교육위원회 제도 일몰 대응을 위한 의회운영 방안 연구' 용역을 추진중에 있다. 제주가 보여준 교육자치 실험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시점에서 교육자치의 본질을 잃지 않도록, 제도적 공백을 메우는게 과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