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골함 외부 이장 때마다 건조기에 말린 대전현충원… 몽땅 물 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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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전현충원이 최근 몇 년간 유해를 외부로 이장하면서 건조장비에 말린 뒤 유족들에게 인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현충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안장된 유골함들에 물이 차 있는데도 조치하지 못하고 유족들에게 인계할 때가 되어서야 건조기에 돌리는 식으로 눈속임한 것"이라며 "대부분의 유골들이 이런 상태"라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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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고임·습기 찬 정황, 사실상 유족 눈속임 지적
"대부분 유골 이런 상태" 폭로… 논란 커질 듯

국립대전현충원이 최근 몇 년간 유해를 외부로 이장하면서 건조장비에 말린 뒤 유족들에게 인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장 당시 유골함이 물에 차 있었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립묘지 유골함이 침수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해 논란이 됐는데 국가유공자 유해 관리 전반에 걸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국가보훈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대전현충원은 2022년 이후 총 20기의 유해를 유족 요청으로 외부로 이장했다. 이 중 2022년 이후 안장된 유해 1기를 제외한 19기의 유해를 오븐처럼 생긴 건조 장비에 넣고 물기를 말린 뒤 유족들에게 인계한 것으로 나타났다. 19기의 유해에 습기가 찼거나 물 고임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대전현충원은 참전용사 물 고임 피해가 처음 알려진 국립묘지다. 2021년 12월 합장식을 위해 6·25 참전유공자 이모 병장의 묘를 개장하는 과정에서 유골함에 물이 차 있는 걸 유족들이 발견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국가보훈처(현 보훈부)는 유골함 밀봉 방식을 개선하고 배수시설을 개선·보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일보 취재 결과, 현충원 측은 기존 유골함은 그대로 둔 채 2022년 이후 안장된 유골함만 밀봉 방식을 개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현충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안장된 유골함들에 물이 차 있는데도 조치하지 못하고 유족들에게 인계할 때가 되어서야 건조기에 돌리는 식으로 눈속임한 것"이라며 "대부분의 유골들이 이런 상태"라고 폭로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땅에 안장되는 봉안묘의 특성상 결로·물 고임 등이 있을 수 있어 유족에게 유골함 이관 전에 건조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2022년부터는 묘역 안장 시 유골함을 3단계로 밀봉하고 있어 유골함에서 결로나 물 고임 현상이 확인된 건 없다"고 해명했다. 2022년 3단계 밀봉 작업을 하기 전에 안장된 유골함에서는 물 고임 현상이 있었다고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보훈부는 침수 피해가 밝혀질 때마다 일부 유골함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실제론 대부분의 유골이 물에 잠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 고임 현상에 따른 이관 담당 의전단 직원들의 고충도 크다. 의전단 직원들은 유골함을 꺼낼 때 날리는 분골에 직접 노출돼 평소에도 기관지 질환을 자주 겪는다. 물에 젖은 유골은 부패한 경우가 많고 악취가 심해 훨씬 더 해로울 수밖에 없다. 또 썩은 유골 등을 처리해야 하는 과정에서 받는 정신적 충격도 상당하다고 한다. 최근 국립임실호국원에서는 한 직원이 물에 잠겼던 유해를 휴지로 닦아낸 직원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훈부 노조는 보훈부와 교섭하는 과정에서 유골함의 물 고임 문제와 의전단 처우 개선을 요구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결렬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노조는 조정이 불성립될 경우 이달 25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앞서 강윤진 신임 보훈부 차관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종합 대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71515180004891)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71414560004701)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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