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 안효섭에겐 안효섭의 삶이 있다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안효섭에게는 안효섭의 삶이 있다. 틀을 넘어 자신만의 시선과 방식으로 캐릭터를 그려내는 것이 그 삶이다. 그 삶이 안효섭으로 하여금 지난 10년 간 배우로서 온전히 자신만의 길을 걸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23일 개봉되는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로, 안효섭은 극 중 유일하게 현실이 된 소설의 내용을 아는 김독자를 연기했다.
안효섭은 처음엔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는 걸 모르고 ‘전지적 독자 시점’과 만났다. 유명 원작의 이점보다는 김독자라는 캐릭터 자체에 끌렸단다. 안효섭은 “그 시기에 여러 작품을 촬영하고 있었다. 제 삶이 없을 정도로 바빴는데, 독자가 그래 보였다”면서 “제가 지금껏 했던 역할을 보면 특색과 강점이 있고, 모난 점이든 잘난 점이든 눈에 띄는 부분이 있는데 독자는 ‘무(無)’더라. 이런 무 맛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출연 제안을 받았다고 하니, 되려 주변에서 놀랐다고. 그제서야 원작의 인기를 체감했고, 부담감이 몰려왔다고. 그렇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고,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그 부담감을 이겨낼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안효섭이다.

그 최선을 위해 안효섭은 김병우 감독과 매일같이 대화를 나누며 김독자를 만들어갔다. 길 가다가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김독자의 결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안효섭은 그 평범함에 주목했다. 그는 “제일 어려운 지점이 ‘독자의 평범함이란 무엇인가’였다”고 했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있는 비주얼을 가진 자신이 어떻게 그 평범함을 표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고.
결국 관점의 차이였다는 걸 깨달았단다. 결국 관점의 차이였다는 걸 깨달았단다.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던, 그 사람을 이루고 있는 성격이나 태도 같은 것들이 사실은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에 속한다는 걸 말이다. 이에 안효섭은 김독자의 과거를 들여다보며 왜 그가 왜 사람들 눈을 못 마주치게 됐는지 등 인물의 성격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집중했다.
원작에 유명한 대사가 있다. “독자에겐 독자만의 삶이 있다.” 그렇듯이 원작 속 독자는 독자대로, 안효섭이 연기한 독자도 또 그만의 이야기로 살아 숨 쉰다. 안효섭은 자신만의 독자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 이에 대해 그는 “제가 목표했던 지점은 ‘영화를 모두가 독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였다”면서 “저도 당연히 주인공처럼 행동하고 싶었지만, 독자는 주인공이면 안 된다. 초반에서는 그 누구나 관객들이 봤을 때 스스로 고민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런 지점에서 원작보다 심심해졌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캐릭터였으면 했다”라고 말했다.
안효섭이 자신만의 김독자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자신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안효섭은 “저는 독자를 보면서 저랑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캐나다 있을 때 친구가 많지는 않았다. 학교 다녀와서 집에서 과자 먹으며 유튜브 보는 게 제 인생의 낙이었다. 그게 제 원동력이었다 그게 독자에게는 ‘멸살법’이었던 거다”면서 “독자와 저만의 공통점을 조금씩 찾아서 최대한 확장시키려고 했다. 사람들 앞에 보이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저는 나서는 걸 아직까지도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그런 지점은 독자랑 되게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첫 영화 주연과 원작 인기의 부담감을 이겨내고, 결국 안효섭은 자신만의 ‘전지적 독자 시점’을 만들어냈다. 그래서인지 안효섭에게 ‘전지적 독자 시점’의 경험은 좋은 것들로만 꽉 채워져 있었다. 안효섭은 “모두가 머리를 모아서 한 컷을 만드려고 세심하게 노력하는 현장이 저에게는 너무 달가웠다”라고 했다.
“제가 시나리오로만 보던 이야기가 현실로 펼쳐져서 좋아요. 어려운 영화 시장에서 이런 큰 작품이 나올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즐겁게 영화를 관람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데뷔한 지 딱 10년. 안효섭은 체감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그 시간들이 훌쩍 지나왔다고 추억했다. 안효섭은 “제 자신에게 묵묵히 잘 걸어왔다고 토닥여주고 싶다”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0년은 저라는 나무의 토대를 만드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그걸 가지고 자랄 시기라고 생각한다. 저의 행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더프레젠트컴퍼니]
안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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