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제곱미터》 염혜란 “그 어떤 스릴러보다 더 쫄깃쫄깃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배우 염혜란이 스릴러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84제곱미터》는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32평 아파트를 배경으로 현실적인 인물들과 익숙한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예측 불가한 층간 소음 미스터리를 그린다.
"감독님의 전작을 인상 깊게 봤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공감대가 있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층간 소음을 소재로 다룬다는 점에서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어떤 스릴러보다 쫄깃쫄깃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라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사저널=하은정 대중문화 저널리스트)
배우 염혜란이 스릴러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84제곱미터》는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32평 아파트를 배경으로 현실적인 인물들과 익숙한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예측 불가한 층간 소음 미스터리를 그린다. 《폭싹 속았수다》의 '전광례'(애순의 어머니)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눈물 흘리게 했던 염혜란이 이번 작품에서 권력형 인물 '은화' 역을 맡아 또 한번 강렬한 변신을 예고했다.
극 중 염혜란은 지금까지 맡아온 배역 중 가장 높은 사회적 지위에 속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겉으로는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속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복잡하고 미묘한 내면을 지닌 캐릭터다. 그는 "겉으로는 나이스하고 상냥하지만, 상대를 꿰뚫어 보는 느낌이 있는 인물이다. 그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은화'라는 인물을 구축해 나간 과정을 전했다. 염혜란을 비롯해 강하늘, 서현우의 밀도 높은 연기 앙상블도 관전 포인트다.

연출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로 일상 속 공포를 섬세하게 담아낸 김태준 감독이 맡았다. 이번이 그의 두 번째 스릴러 연출작이다. 김 감독은 "대한민국 주택의 약 80%가 공동주택이다. 국민 대부분이 층간 소음 문제를 겪을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 공감도와 시의성이 높은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에서 들을 수 있는 층간 소음을 어떻게 영화적으로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과하게 연출하면 몰입을 방해할 수 있어, 사운드의 밸런스 조절에 특히 신경 썼다"고 전했다.
염혜란은 연극 무대에서 탄탄한 내공을 쌓아온 배우다. 1976년 전남 여수 출생으로, 서울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재학 시절 연극에 입문해 2000년 《최 선생》을 통해 데뷔했다. 2006년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살인의 추억》에서 단역으로 영화에 첫발을 디딘 이후, 《아이 캔 스피크》 《증인》 《걸캅스》 등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드라마 《도깨비》 《동백꽃 필 무렵》 《경이로운 소문》 《더 글로리》 등에서도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염혜란의 연기는 '소리 없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연보다 조연으로서 이야기의 리듬과 호흡을 완성하는 데 탁월하다. 특히 《경이로운 소문》의 '추매옥' 역으로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조연상을 수상하며 '믿고 보는 신스틸러'의 입지를 굳혔다. "작지만 허투루 하지 않는다"는 철학으로 꾸준히 자신만의 속도로 연기를 이어가고 있는 염혜란은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바 있다.
7월14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 제작보고회에서 그를 만났다. 염혜란은 익숙한 얼굴이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은 배우다. 이번 《84제곱미터》는 그가 또 한번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는 작품이자, 그 너머를 기대하게 만드는 분기점이다.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감독님의 전작을 인상 깊게 봤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공감대가 있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층간 소음을 소재로 다룬다는 점에서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어떤 스릴러보다 쫄깃쫄깃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라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화' 캐릭터는 어떤 인물인가?
"기존에 연기해온 인물들과는 전혀 다르다. 전직 검사 출신으로, 상당한 부를 보유한 권력형 인물이다. 법망을 피하는 법도 잘 알고, 겉보기에는 친절하지만 속은 매우 냉철하고 계산적이다. 상대를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이 있어야 했고, 그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폭싹 속았수다》의 '광례'와는 굉장히 다른 역이다.
"정말 180도 다르다. '광례'는 가족에게 헌신적인 엄마였지만, '은화'는 욕망과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다. 이 사람을 잘 건드리지 않으면 오히려 나의 욕망을 실현하는 데 유리할 수도 있는 인물이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더 긴장됐고 연기하는 내내 집중을 하게 됐다."
강하늘·서현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개인적으로 이 두 배우와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매력이었다. 두 사람 다 성실하고 배울 점이 많은 배우다. 장르는 스릴러지만, 현장 분위기는 유쾌하고 활기찼다. 서로의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연기적으로도 시너지가 컸다고 생각한다."
감독과 동료 배우들 역시 염혜란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태준 감독은 "염혜란 배우는 뜨거운 인간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 최고의 경지에 이른 배우다. 그래서 정반대 성향인 '은화'를 연기하는 그녀의 새로운 얼굴이 궁금했다"고 했다. 강하늘은 "현장에서 온화한 에너지를 주는 선배님이셨지만, 카메라가 돌아가면 눈빛이 완전히 바뀐다"고 말했다. 서현우도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에너지를 불어넣는 분이었다. 촬영 내내 그 에너지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펜트하우스 세트에서 촬영했는데, 워낙 고가의 가구와 소품이 많아서 미술팀이 항상 긴장 상태였다. 컵 하나 언급했을 뿐인데 '에르메스입니다' '1000만원입니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 편하게 눕기도 어려웠다. 은화의 삶이 이런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84제곱미터》의 관전 포인트는?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가 갖는 상징성과 특수한 의미는 외국과 다르다. 한국 관객은 더 높은 공감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외국 관객은 낯설지만 신선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은화라는 인물이 감추고 있는 정서와 내면의 흐름에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다. 감정의 수위와 미묘한 변화들을 유심히 봐주셨으면 한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