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파스타, 실패 없이 요리하려면 ‘과학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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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플랑크 연구소 물리학자를 비롯한 다국적 연구팀은 이탈리아의 전통 치즈 파스타 '카초 에 페페'를 과학적으로 가장 안정되게 조리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카초 에 페페는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서 개발된 전통적인 파스타 요리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으로 토마토가 전파되기 전, 양몰이를 하며 끼니를 간단히 해결하려 한 이탈리아의 목동들이 삶은 면에 '카초(치즈)'와 '페페(후추)'를 넣어 레시피를 만들었다.
이 요리의 핵심은 면에 치즈를 올려 먹는 것이 아니라 고형 치즈를 듬뿍 갈아내어 소스로 활용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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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도 물과 치즈 1:1… 전분 5g ‘킥’

막스 플랑크 연구소 물리학자를 비롯한 다국적 연구팀은 이탈리아의 전통 치즈 파스타 ‘카초 에 페페’를 과학적으로 가장 안정되게 조리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과학자들은 왜 치즈 파스타에 주목했고, 어떤 방법으로 최상의 조리법을 찾았을까?
카초 에 페페는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서 개발된 전통적인 파스타 요리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으로 토마토가 전파되기 전, 양몰이를 하며 끼니를 간단히 해결하려 한 이탈리아의 목동들이 삶은 면에 ‘카초(치즈)’와 ‘페페(후추)’를 넣어 레시피를 만들었다. 이 요리의 핵심은 면에 치즈를 올려 먹는 것이 아니라 고형 치즈를 듬뿍 갈아내어 소스로 활용하는 데 있다. 여기에 익힌 토마토나 계란과 관찰레 등을 넣으면 우리가 흔히 아는 파스타의 모습이 되니, 카초 에 페페는 오늘날 파스타들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언뜻 너무나 만들기 쉬워 보이는 카초 에 페페에는 의외로 ‘난이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사실 고형인 치즈를 소스로 쓰려면 크림이나 버터같이 치즈의 유화(乳化)를 돕는 보조 재료가 있어야 한다. 즉 서로 섞이지 않는 액체를 섞이게 만드는 재료가 필요하단 소리다.
연구팀은 이러한 소스의 상변화에 주목했다. 이들은 치즈가 어떤 조건에서 유화 상태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점성이 생기는지를 확인하고자 물의 온도, 전분과 치즈 단백질 농도, 조리 시간 등을 바꾸어 가며 실험했다.
적절한 전분 농도는 소스가 흐르면서도 한 덩어리처럼 유지되는 이상적인 질감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전분 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추려 실험을 설계했다.

우선 물 온도와 전분 농도를 조정해 최적의 조건을 찾으려 했다. 물 온도는 50도에서 95도까지 5도씩 구분하고, 전분 농도는 순수한 물과 일반 면수, 면수를 졸여 전분을 농축한 것 세 유형으로 구분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순수한 물에서는 65도 부근에서 치즈가 급격히 뭉치기 시작한 반면, 일반 면수나 졸인 면수는 70도에서 95도까지 온도가 높아지더라도 비교적 형태가 유지되었다.
치즈의 단백질 농도 역시 유화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전분 농도를 고정한 뒤 물과 치즈의 비율 그리고 온도를 달리해 소스의 상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전분 농도가 동일할 때 온도가 60도 정도로 너무 높지 않고, 치즈와 물이 거의 일 대 일 비율일 때 소스가 쉽게 뭉치거나 분리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련의 실험을 통해 연구팀이 제시하는 최상의 카초 에 페페 레시피는 이렇다. 파스타 300g에 치즈 200g을 준비한다. 면은 토나렐리를 추천하지만 스파게티나 리가토니도 좋고, 치즈는 전통대로 약간 짭짤한 페코리노 로마노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최적의 전분 농도를 맞추기 위한 ‘킥’은 감자 전분이나 옥수수 전분 5g이다. 졸인 면수를 쓸 수도 있지만 조리 과정에서 농도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전분 젤이라는 더 안정적인 방법을 채택한 것이다.
소스를 만들기 위해 먼저 전분을 물 50g에 잘 녹이고, 약불에 천천히 가열해 젤처럼 만든다. 여기에 물 100g을 추가하고, 잘게 간 치즈와 미리 볶아둔 통후추를 넣어 잘 섞어 주면 먹기 좋은 형태의 치즈 소스가 나온다. 파스타 면은 알 덴테로 삶아 1분간 식힌다. 너무 뜨거우면 소스가 분리될 수 있다. 한 김 뺀 면에 치즈 소스를 넣고 섞되, 소스가 너무 되거나 질면 면수로 점도를 조절한다.
최적의 파스타 레시피를 찾기 위한 실험은 무형의 기술로 전수되는 레시피를 과학적으로 정량화해 누구나 쓸 수 있도록 한다. 연구팀이 제안한 조리법은 재가열 내성이 뛰어나 대량으로 만들거나 다시 데워서 먹어도 치즈가 뭉치거나 분리되는 현상을 줄여주기도 한다. 오랜 전통의 파스타를 실패 없이 만들어 먹고 싶다면 과학자의 제안을 따라 보면 어떨까.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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