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이후 30연패-VNL 강등…여자배구가 마주할 민낯 [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5. 7. 20. 06: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1년 김연경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이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무려 30연패를 당했다. 그리고 올 시즌, 결국 18개국 중 최하위로 마감하며 VNL 강등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이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을 끝으로 김연경이 프로 선수 생활에서도 공식 은퇴한 여자 V리그. 새로운 시즌부터는 이제  '김연경 없는 시대'를 맞게 됐다.  김연경이라는 역사상 최고의 슈퍼스타가 있었기에 가려졌던 문제점들이 하나둘 드러나는 상황. 그 민낯을 직시하고, 과연 여자배구는 변화할 수 있을까.

ⓒ연합뉴스

▶VNL 강등, '우물 안 개구리'가 된 한국 여자배구

한국 대표팀은 지난 13일 프랑스에 세트 점수 0-3으로 완패하며 대회 모든 일정을 마감했다. 남은 변수는 태국의 경기 결과였지만, 다음날 태국이 캐나다에 2-3으로 패하면서 승점 1을 추가해 한국은 결국 최하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한국 여자배구는 VNL 강등이 확정, 내년부터는 VNL에서 뛸 수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원래는 VNL의 하위 리그 격인 '챌린저컵'이 있었지만, 지난해 이 대회가 폐지되면서 한국 여자배구는 아시아배구연맹(AVC)이 주최하는 대회에만 출전할 수 있다. 이는 곧 세계 무대에서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견된 결과였다. 2021년을 끝으로 김연경이 은퇴한 이후 여자배구는 지난해까지 국제대회 30연패라는 수모를 겪었는데도 강등당하지 않은게 용했다. 지난해 태국과 프랑스를 이기며 간신히 꼴찌를 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락을 1년 늦췄을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VNL에서 강등된 여자 배구는 이제 내년부터는 AVC 네이션스컵과 아시아선수권대회,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아시아팀들만 상대하게 됐다. VNL 승격을 목표로 하는 팀들이 전세계에 있기에 한번 강등되면 다시 승격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한국이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배구연맹

▶흥행좋던 여자 V리그는 어떨까

그동안 여자배구는 겨울 스포츠 최고 흥행 종목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지난시즌 여자부는 평균 2545명의 관중을 동원했고 평균 시청률이 1.25%로 2020-2021시즌(1.29%)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을 세웠다. 특히 김연경이 생애 마지막 우승을 달성하는지 집중됐던 여자부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은 6082명이 몰렸고 시청률은 3.08%를 기록해 남녀 통틀어 최다 관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경쟁자로 여겨졌던 남자 농구가 인기 추락과 유료 채널에 편성되는 등의 문제로 평균시청률 0.070%였다는 점에서 평균 1.25%의 여자배구와 차이가 확연해졌다.

그러나 2025-2026시즌부터는 전혀 다른 환경이다. 김연경이 코트에 없는 첫 시즌을 맞이하는 여자 V리그는 그녀의 부재 속에서도 자생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김연경을 보기 위해 연예인들 역시 배구장을 찾는 모습이 나오고 흥국생명 경기는 원정경기라도 매진되는 사례가 나왔었다. '김연경 효과' 없이도 관중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

▶한명의 스타가 영향력이 큰 韓스포츠

한명의 스타가 그 종목의 인기를 좌지우지하는건 한국 스포츠에서는 흔한 일이다. 김연아 이후 과연 얼마나 피겨스케이팅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졌으며 손연재 이후 체조는 어떠한가. 장미란 이후 역도, 이봉주 이후 마라톤도 마찬가지다.

남자 농구 역시 1990년대 '오빠 부대' 이후 근 30여년간 하락세만 겪고 있다. 축구나 야구처럼 국민적 인기 스포츠가 아닌 이상 '스타' 한명의 영향력이 종목 자체에 끼치는 영향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여자배구 대표팀의 주장이지만 VNL 강등을 막지못한 강소휘가 8억원의 연봉으로 '연봉퀸'으로 불린다. 여자부 선수 평균 보수 1억6300만원과 비교하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국제대회 30연패, VNL 강등을 당한 현실에서 '높은 연봉에 비해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남자부는 더 심각하다. 6시즌 연속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 남자부 역시 이미 국제 경쟁력은 없는 상황이지만 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가 연봉 12억원으로 '연봉킹'이며 남자부 선수당 평균 보수는 2억3400만원으로 축구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프로 스포츠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김연경의 시대'는 끝났다… 민낯을 마주한 여자배구의 과제

김연경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을때만해도 2012 런던 올림픽 4강, 2020 도쿄 올림픽 4강 등 세계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잘했기에 국민의 자부심이었던 여자 배구. 하지만 김연경이 떠난 대표팀은 국제대회 30연패에 시달리더니 4년후에는 VNL 강등이라는 현실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제 V리그 역시 김연경 없는 첫 시즌을 어떻게 버텨낼지 막막하다.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수 있지만 '지속적 인기 하락'이라는 치명적인 여파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연경이라는 화려한 가림막이 걷힌 지금, 마주하고 싶지 않던 민낯을 마주하게 된 여자배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연합뉴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