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호황, 거제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로 잇겠다”
“민생 회복·조선업 상생·관광 혁신으로 동남권 중심 도시로 도약”
(시사저널=강신후 영남본부 기자)
지난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거제 시민의 선택을 다시 받은 변광용 거제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민생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거제의 현안을 '복합 위기'로 진단한 그는 조선업 호황을 지역사회로 연결하는 경제 선순환 구조, KTX 및 가덕신공항과 연계한 교통 인프라 구축, 정체된 관광산업의 전면 리뉴얼까지 다양한 청사진을 내놓으며 "거제를 동남권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변 시장은 7월14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민 여러분께 다시 기회를 받은 만큼, 실질적인 변화와 성과로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하다"며 "거제는 지금이 민생 회복의 적기"라고 말했다.
취임 이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민생 위기 극복'을 꼽은 변 시장은 "모든 정책에는 골든타임이 있다"며 "민생회복지원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거제시는 현재 취약계층을 제외한 모든 시민에게 10만원,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에는 20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한편, 300억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최대 15% 할인된 가격에 특별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는 "거제는 전국에서도 소비 위축이 가장 심각한 도시 중 하나"라며 "민생회복지원금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존을 지키는 최소한의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시의회와의 갈등으로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져있지만, 변 시장은 "시의회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반드시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그는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자금을 지급하면 자영업자와 상권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고, 이는 다시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X·신공항·경제자유구역으로 미래 준비"
조선업 호황이 실제 거제 경제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변 시장은 "조선업 현장의 인력 구조가 내국인보다는 외국인 노동자 위주로 고착됐고, 이들은 지역 정착과 소비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양대 조선소에 두 가지를 제안했다. 하나는 외국인 고용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고 내국인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역 청년들이 떠나지 않도록, 기업이 매년 일정 인원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양질의 일자리 여건을 조성하자는 내용인데 이를 통해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해 정주, 소비,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른 하나는 시와 조선소가 매년 각각 100억원씩 출연해 총 1500억원 규모의 '지역상생발전기금'을 조성하자는 제안이다. "기금이 만들어지면 조선업 호황의 이익이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돌아오게 되고,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변 시장의 설명이다. 조선소와 시민이 함께 살아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변 시장은 "물론 기업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지만 거제시 입장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중앙정부의 중재와 지역 정치권의 지원까지 이끌어낸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남부내륙고속철도(KTX)는 거제시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당초 2027년 개통 목표였지만 2030년으로 일정이 조정됐다. 변 시장은 "정부와 국가철도공단이 올해 안 착공 목표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역세권 개발도 경남개발공사 및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와 공동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KTX 거제역 개발이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닌, 도시 성장을 견인할 복합 거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거 수요, 관광객 유입, 지역 산업과의 연결성 등을 고려해 단순한 역 건설이 아닌 지역 발전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KTX가 거제에 들어온다는 것은 단순한 교통 개선을 넘어, 거제의 도시 구조와 경제 지도를 바꾸는 대사건이다. 착공부터 성공적인 역세권 조성까지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변 시장은 공항과 연계한 '공항배후도시' 개발 계획도 설명했다. 장목면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관광·물류·산업이 어우러진 국제적 정주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면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관세·취득세·재산세의 면제 및 감면, 국공유지 임대 및 임대료 감면, 현금 지원 등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기업혁신파크' 조성도 본격화하고 있다. 그는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라 연구개발, 상업, 주거 기능이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 도시형 산업 거점을 조성하겠다"며 "이미 투자자 그룹도 구성돼 있어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거제시는 최근 들어 조선업 도시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넘어, 남해안 관광 거점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 북쪽 장목면 일대에 추진 중인 기업혁신파크는 과거 장목관광단지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오랜 기간 표류했지만, 최근 대규모 힐링·휴양 관광단지 조성이라는 새로운 청사진을 내걸고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이 사업은 향후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과 연계돼, 거제시가 조선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관광과 문화, 첨단산업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로 성장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태·해양·역사 콘텐츠로 관광도 리브랜딩"
변 시장은 "정글돔, 기후변화생태정원, 섬꽃축제, 식물산업전, 정원박람회 등 생태관광 콘텐츠를 확대해 거제를 '정원 도시'로 재정의할 것"이라며 "김영삼·문재인 대통령 생가를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관광 콘텐츠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16개 해수욕장을 반려동물 동반, 서핑 특화, 무장애 해변 등으로 차별화하는 전략도 병행된다. 4면이 바다인 거제만의 해양레저관광 경쟁력을 최대한 살려 관광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거제시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광특구 지정, 다양한 체험형 관광 콘텐츠 개발 등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변 시장은 "해양레저, 문화, 치유, 관광이 융합된 한국형 관광 모델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거제시가 글로벌 관광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지역 갈등 해소와 시민 통합이 거제엔 절실한데 이에 대해 변 시장은 "시장으로서 시민의 먹고사는 문제, 그리고 생활 속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매일매일 다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통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식도 생략하고 가장 먼저 전통시장을 찾았다. 변 시장은 "책상 앞에선 안 풀리던 문제들이 현장에서 시민과 이야기하다 보면 풀리는 경우가 많다"며 "갈등을 줄이고 시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공감과 책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시장은 직원들에게도 '민원을 전화로 듣고 판단하지 말고 현장에 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관련자들과 대화하면서 해답을 찾으라'고 주문하고 있다.
끝으로 변 시장은 "거제의 가장 큰 자산은 숱한 위기를 견뎌낸 시민들의 힘"이라며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시민의 삶을 먼저 보듬고,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거제는 더 이상 한반도 끝자락의 섬이 아니다"며 "KTX, 가덕신공항, 해양관광,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까지 모두 연결된다면, 거제는 동남권의 중심 도시로 충분히 우뚝 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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