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한 상추·쫄깃한 돼지 불고기… 행복까지 한 쌈에 담다 [김동기 셰프의 한그릇]
팬데믹으로 잃은 단골집 대신 찾은
조용한 동네 ‘얼큰 돼지 불백’ 맛집
전골냄비 담겨 나온 불고기 한점에
밥·쌈장·나물 올려 한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히 푸짐한 감동이 밀려와
양념에 밥 볶으면 ‘한국식 파에야’
◆부천의 불고기 백반집

내가 출강하는 학교는 성주산과 거마산 중간의 꽤 높은 고지에 있다. 날씨 좋은 날에 부천역에서 내려 학교로 슬슬 걸어 올라가 본 적이 있다. 중간쯤 올라오면 아파트 옆에 작은 공원이 있는데 그 벤치에 앉아 있자면 정말 등산을 하는 기분이 든다. 학교를 7년 가깝게 다니다 보니 동네에도 정이 들었다. 처음 자주 가던 단골 백반집에는 고수가 있었다. 떡볶이와 순대뿐만 아니라 제육볶음 부대찌개까지, 학교만 가면 찾아갔던 그 노련한 실력의 백반집 할머니는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을 이기지 못하고 강제 은퇴를 했다. 음식점 칼럼을 쓰고자 했을 때 이 식당이 아직 있었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기억에 오래 남는 식당이었다.



◆돼지 불백
돼지 불백은 고추장 양념에 재운 돼지고기를 볶아 밥과 반찬, 쌈 채소와 함께 내는 한식 정식이다. 1950∼1960년대 간장 불고기에서 출발해, 보다 저렴한 돼지고기를 활용하며 서민식당 중심으로 퍼졌다. 1970년대 기사식당과 공단 식당, 대학가 백반집에서 ‘불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얼큰한 양념, 푸짐한 쌈 채소, 마지막 볶음밥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완성도 높은 코스처럼 느껴진다. 특히 혼밥 문화가 확산되며 1인용 정식 메뉴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불백은 단순한 정식이 아닌, 한국인의 정서가 녹아든 한 끼 밥상이다. 맵기보다 얼큰한 맛, 자극보다 감칠맛을 중시하는 양념의 밸런스도 특징이다. 지역마다 고추장과 간장의 비율, 조리 방식에 따라 다채롭게 변형되며 살아 있다. 요즘엔 불백 전골, 도시락형 불백 등 현대적 해석도 활발하다.
돼지 불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장 현실적이고 따뜻한 ‘한식의 정답’ 중 하나다.

<재료> 씻어놓은 쌀 100g, 치킨 스톡 500㎖, 올리브유 30㎖, 다진 마늘 15g, 다진 양파 30g, 오징어 1마리, 새우 5마리, 다진 닭고기 50g, 양송이버섯 30g, 그라나 파다노 치즈 15g, 다진 파슬리 약간, 토마토소스 100㎖.
<만들기> ①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양파를 볶는다. ② 향이 나면 닭고기와 버섯을 볶은 후 치킨 스톡을 넣는다. 오징어와 레몬은 그릴에 굽는다. ③ 토마토소스와 밥을 넣고 새우를 중간중간 올려 뚜껑을 덮은 뒤 천천히 쌀을 익힌다. ④ 그릴에 구운 오징어와 레몬을 올리고 그라나 파다노 치즈와 다진 파슬리를 뿌려 마무리한다.
김동기 다이닝 주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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