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패션?" 급기야 에어컨을 '입어버린' 일본 사람들 [김경민의 도쿄 혼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5년 도쿄의 여름은 예외 없이 덥다.
"몸에 에어컨을 달 수는 없을까?" 놀랍게도, 일본은 진짜로 해냈다.
이 에어컨 옷을 처음 개발한 건 일본 중소기업 '쿠치오(Kuchofuku·空調服)'다.
최근에는 한국 여행자들도 이 옷을 '일본여름 생존템'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런웨이로
윙윙 소리, 이제는 쿨해
'입는 기술'의 미래

【도쿄=김경민 특파원】 2025년 도쿄의 여름은 예외 없이 덥다. '무더위 쉼터'란 이름이 도심 곳곳에 생긴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문제는 그늘에 있어도 더위가 식질 않는다는 것. 이쯤 되니 사람들은 생각했다. "몸에 에어컨을 달 수는 없을까?" 놀랍게도, 일본은 진짜로 해냈다. 올여름, 거리에서 작은 팬이 달린 점퍼나 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른바 '에어컨 옷(エアコン服)'이라 불리는 이 옷은, 말 그대로 '내장 팬'이 돌아가며 몸 안에 공기를 순환시켜 체온을 낮춰주는 제품이다. 처음에는 건설 현장이나 공장 근로자용 유니폼으로 등장했지만, 이제는 일상복까지 영역을 넓혔다.
기본 구조는 의외로 단순하다. 옷 뒤쪽 허리 양 옆에 소형 팬 2개가 달려 있고, 이 팬들이 외부 공기를 끌어들여 안에서 돌게 만든다. 땀이 증발하면서 시원함을 유도하는 원리다. 내장 배터리는 충전식이며 강풍 모드 기준 4~5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요즘은 냉각 효율이나 디자인 면에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일부 프리미엄 제품은 펠티어 소자를 활용해 냉기 패널 자체가 차가워지는 방식도 도입되었고, 배터리 성능 역시 과거보다 훨씬 길어졌다. 파나소닉 계열사인 Shiftall은 워크맨과 함께 냉·난방이 가능한 펠티어 기반 조끼를 출시하기도 했다.
재밌는 건 팬 모터 소리도 조용해졌다는 것. 몇 년 전만 해도 "윙윙" 소리에 지하철에서 민망해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아예 모른 척 무시한다"는 태세다. 어느새 사람들 눈에는 '에어컨 옷=쿨한 선택'이 된 것이다.
이 에어컨 옷을 처음 개발한 건 일본 중소기업 '쿠치오(Kuchofuku·空調服)'다. 2004년, 작업복 회사 출신 엔지니어가 "공장 근무자들이 여름에 죽어나간다"며 개발을 시작한 게 시초다. 초창기에는 덥고 무겁고 배터리 수명이 짧았지만, 배터리 기술과 팬 소음이 개선되면서 사무실·캠핑·골프용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작년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기능성 패션 전시회에서는 '에어컨 옷' 부스에 2시간 넘게 줄이 늘어섰다. 특히 일본 10대 여성들 사이에선 이 옷을 "패션 소품처럼 레이어링할 수 있는 도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벙벙한 바람이 오히려 '힙한 실루엣'을 만든다고.
심지어 유튜버들이 에어컨 옷 리뷰를 하며 댄스 챌린지를 찍거나 "에어컨 옷 입고 고속도로 달리기" 같은 컨셉 영상도 올린다. 의도치 않게 Z세대에게는 '기능+재미'라는 새로운 감성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한국 여행자들도 이 옷을 '일본여름 생존템'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한강에서 자전거 타는 유튜버들 사이에선 일본 브랜드 제품 구매 인증샷이 잇따르고 있다. "휴대용 선풍기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두 손이 자유롭다"는 이유에서다.
하라주쿠에선 이미 외국인을 위한 '에어컨 옷 렌탈 서비스'도 등장했다. 반나절 기준 800엔. 폭염 속 디즈니랜드를 간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금액이다.
'에어컨 옷'은 단순한 더위 대책을 넘어 기후변화 시대의 입는 기술이 될지도 모른다. 일본은 매년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당장은 가벼운 팬과 배터리 수준이지만 몇 년 뒤엔 냉매 액체나 온도 센서, AI 자동조절 기능이 들어간 옷도 충분히 가능하다. 가전제품이던 에어컨이 이제는 몸에 입는 '웨어러블 환경장비'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극비 결혼 김종국 아내 공개 "원래 알던 동생이었다"
- 부여 사찰서 불…주지스님 숨진 채 발견
- 고교 친구 성매매시킨 20대…"신이 점지해 준 男들과 관계 맺어야"
- "가수 신씨, 수년간 美 원정도박…공연 선급금 20억 빼돌려"
- "너도 연락했잖아" 배지현 폭로에 황재균 당황…류현진 "뭐라고?"
- '양성애자 고백' 솜혜빈, 2세 연하 男과 결혼
- '18세 연하' 女의원 술에 마약 타 놓고 "바보 같은 실수"..60대 佛 전직의원의 황당 주장
- 어쿠스틱 콜라보 모수진, 25일 사망 "사인 비공개"
- "장투해서 망했어요" 10년 투자 -90%…화장품·항공주 투자자 눈물
- 45세 강균성 "15년 전 혼전순결 서약…얼마 못 가 무너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