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하순 볼만한 전시 & 공연 [인천문화산책]
7월 하순 인천에서 가 볼만한 전시와 공연 소개합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 지역에서 열리는 좋은 전시와 공연으로 마음을 달래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정 체크하세요.
■ 제물포갤러리, 카시와 사치에 개인전
제물포역 인근에 있는 제물포갤러리에서 카시와 사치에 작가 개인전 ‘STRAY SHEEP ~방황하는 양~’을 개최합니다. 전시 기간은 19일부터 26일까지입니다.
양은 무리를 지어 다니는 동물이죠.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양은 홀로 있습니다. 그 모습은 단순한 유랑이 아닌, ‘나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을 던집니다. 따뜻한 무리 속에서도 느껴지는 소외감과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 내면의 공허에 대해 그림 속 양은 말없이 속삭입니다.

이번 전시는 5개의 작은 부스로 구성됐습니다. 양 그림(Stray sheep), 꽃 그림(Flower wall), 도넛 그림(Donut hole), 나무 그림(공상의 숲), 그 외의 그림을 로스트 코너(Lost coner)로 나눴습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는 내가 품어온 시간들과 감정들의 흔적이며, 방황하는 양처럼 그림 속을 헤매 온 나의 흔적”이라며 “관람객 역시 각자의 마음 속 그리움을 떠올리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라며, 그림을 통해 서로 다른 그리움들이 조용히 공명할 수 있길 소망한다”고 했습니다.
■ 화안, 기타리스트 2km 썸머 콘서트
실내악단 i-신포니에타는 오는 26일 오후 6시 중구 송월동 복합문화공간 화안에서 ‘기타리스트 2km, 여름 콘서트’를 엽니다. i-신포니에타가 매달 기획하는 화안콘서트의 7월 공연이죠.

기타리스트 ‘2km’ 박경호가 청량한 기타 선율을 들려줍니다. 2km는 김범수, 이은미, 거미 등 국내 정상급 보컬리스트의 세션 기타리스트로 활동해 온 뮤지션입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콘서바토리에서 유학한 후 위너(WINNER), 아이콘(iKON) 등 케이팝(K-Pop)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재즈 피아니스트 김예종의 연주가 더해집니다. 2km는 그의 1, 2, 3집 음반 수록 곡 가운데 ‘Rush’ ‘소녀’ ‘사계’ 등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또 대중에게 익숙한 영화음악(OST)과 가요 등 다양한 장르를 연주한다고 합니다.
공연 전에는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화안중창단’의 프린지 무대도 준비됐습니다.
■ 아트플랫폼, 정평한 개인전 ‘꽃을 바치다’
정평한 작가의 8번째 개인전 ‘꽃을 바치다’는 21일부터 28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 E1에서 개최됩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니다.
‘꽃을 바치다’ 전시는 생성과 소멸, 그리고 희망의 기억을 전한다고 합니다. 작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전히 풀지 못한 남겨진 과제와 가해자가 된 권력에 의해 희생된 이들, 그리고 남겨진 우리 모두에게 바치는 ‘헌화’(獻花)이자 ‘헌화’(獻畵)라고 전시를 소개합니다.

전시에선 아이들이 떠난 봄에 다시 피어나는 진달래, 따뜻한 바람결과 물결 등 자연의 서사를 통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작가는 “꽃은 기쁨을 축하하며 죽음을 기억하는 것 등 인간의 생로병사와 늘 함께한다”며 “내가 그림으로 바치는 꽃은 죽은 자와 산 자들을 잇는 연결의 의미와 남루한 현실을 이겨내고자 하는 바람을 그림으로 담아내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평한 작가는 중앙대학교 회화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인천민미협(민족미술인협회) 창립부터 지금까지 인천 지역의 다양한 기획전과 문화예술운동에 참여한 작가입니다. 지난해부터 인천민예총 미술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로국제중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 트라이보울 ‘다중주파’, 박다울의 거문고
송도국제도시 트라이보울에서는 2025 트라이보울 시리즈의 첫 번째 공연으로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의 ‘_String error’를 준비했습니다. 30일 오후 7시 30분 공연합니다.
트라이보울 시리즈는 해마다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하며 독창적 장르와 형식의 공연을 기획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올해 주제는 ‘다중주파’로, 7~9월은 음악 중심의 ‘사운드’ 시리즈를, 10~12월은 무용 중심의 ‘무브먼트’ 시리즈를 선보인다고 합니다.

이번 무대에 오르는 박다울은 ‘거문고의 이단아’로 불리며 국악과 실험음악 경계를 넘나드는 연주자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연 제목 ‘_String error’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줄(String)’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해, 단순한 오류를 넘어, 고정된 질서 밖에서 울리는 새로운 예술 시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박다울은 이번 공연에서 거문고를 뜯고, 때리고, 비틀어 전통 주법에서 벗어난 음악 세계를 펼칩니다. 전통 악기 거문고의 틀을 해체하고, 새로운 소리를 탐구하는 무대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기타와 드럼이 함께하는 3인조 라이브 퍼포먼스를 통해 거문고의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 루프 스테이션을 활용한 자작곡 ‘거문장난감’을 비롯한 다양한 곡을 연주합니다.
■ 임시공간, 조경란 개인전 ‘펜타포트’
대안공간 ‘임시공간’은 30일까지 조경란 작가의 개인전 ‘펜타포트’(PENTAPORT)를 진행 중입니다.
조경란 작가는 가상이지만, 실존할 것 같은, 혹은 실제 장소에서 기인했으나 어딘가 낯선 장소를 설정하고, 이것을 3D 프로그램을 통한 모티브의 변주와 반복을 거쳐 중첩된 구조로 구현해내는 작업을 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가상과 현실, 원본과 사본이 뒤섞인 동시대 현실을 사는 우리가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 제목 ‘펜타포트’는 인천의 항만 클러스트 명칭을 모티브로 합니다. 펜타포트는 실재하는 공간이기보단 전략적인 가상의 장소입니다. 펜타포트의 임시적이고 유동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작가는 동명의 가상 장소를 설정하고, 이를 3D 프로그램을 이용해 실사와 같은 다이어그램으로 구현한 신작 영상 작품 4점을 선보입니다.
이 장소에서는 견고한 건축물 대신 건축을 가능하게 하는 보조 구조물, 혹은 거대한 기계 내부 구조처럼 불완전하고 유동적인, 완전히 구체화되지 않은 구조적 다이어그램이 산재합니다. 이러한 이미지와 영상은 마치 어떤 실제 장소의 풍경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사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혹은 지속적으로 실현이 지연되는 현실을 위한 무수한버전의 설계도(기능도), 도면(평면도), 지도, 매뉴얼, 안내도들이 중첩돼 있는 풍경입니다.
■ 극단 M.I.R, 연극 ‘TUKO! TUKO!’
극단 M.I.R는 17~19일 수봉문화회관 소극장에서 2025년 국제 연합 프로젝트 공연 ‘TUKO! TUKO!’를 개최합니다.
알렉산더 오나시스 국제 극작상을 수상한 필리핀의 거장 안톤 후안(Anton Juan)의 희곡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배우들이 각자의 모국어로 공연합니다. 이번 공연에선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 배우들의 대사와 함께 자막이 무대 위에 송출될 예정입니다.
작품의 주 무대는 도쿄입니다. 필리핀의 젊은 연출가 멀린은 일본에서 부토 워크샵을 받고 있습니다. 멀린은 우연히 일본의 분라쿠 ‘도마뱀 달의 공주’를 보고 2차대전과 역사의 아픔을 떠올리게 됩니다. 멀린은 친구의 소개로 마르타 수녀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통해 자파유키(돈을 위해 일본에 와서 일하는 필리핀의 여성들)의 현실을 알게 되면서 역사의 아픔이 현재에도 다른 형태로 반복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멀린은 부토 수업 후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후지오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그가 마르타 수녀를 통해 알게 된 자파유키들의 펄라 바(bar)를 관리하는 하부조직원 중의 하나임을 알게 되죠. 여름 축제가 있던 날 후지오를 만나기로 한 멀린에게 도마뱀 공주의 영혼이 빙의하게 된다는 게 이 작품의 줄거리입니다.
극단 M.I.R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국가 간의 분쟁과 전쟁,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는 불안한 이 세계에 화해와 희망의 메시지를 발신하고자 한다”며 “피해와 가해의 역사를 모두 갖고 있는 한국, 일본, 필리핀의 예술가들이 모여 만드는 이 작품은 새로운 희망의 길을 찾는 모색”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합니다.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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