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건 2년…‘교권 보호’ 약속 유명무실
[앵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교권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관련법도 개정됐지만, 현장 교사들은 여전히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수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인 A 씨, 최근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와의 잇따른 갈등 때문입니다.
조퇴하는 학생을 교문까지 혼자 내보냈다는 이유로, 학생들 앞에서 학부모로부터 삿대질을 당하고 폭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교사 A 씨/음성변조 : "아버지가 감정적으로 굉장히 격해 있으셔서…. 아이가 내려오다가 1초 만에 죽으면 그거 볼 사람 아무도 없다는 거잖아(라고)."]
며칠간 고민하다 학급 소통망을 통해 폭언 등을 삼가달라는 글을 올리자, 학부모가 또 찾아왔습니다.
이번엔 집기를 집어던지면서 폭언 수위가 더 높아졌습니다.
[A 씨-학부모/지난 8일 : "(너무 힘이 들어서 더 이상 자리를...) 이거 봐 또 자기 얘기하니까 또 이러네! (아버님!) 못 나가. 못 나가. 이래놓고 나보고 얌전하게 존중하라고요?"]
서이초 사건 2년이 지났지만, 교사들은 교권 침해를 당해도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악성 민원을 대응하는 교내 '전담팀'도 결국 동료 교사들로 구성되다 보니 같은 가해자로부터 교권 침해를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교사 A 씨/음성변조 : "민원 대응팀이라는 걸 꾸리라는 종이만 받았지. 실무적인 훈련이나 이런 과정은 받은 적이 없거든요."]
한국교총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9명꼴로 현재 학교 민원 대응 시스템이 교원 보호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정영화/경기초등교사협회 회장 : "교사들이 바로 1대 1로 민원인을 응대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된다."]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선 교사 개인 연락처 공개를 금지하고 학교 대표 전화로 민원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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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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